아주경제 윤태구·윤정훈 기자 = 다음 달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들과의 첫 공식회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주요 그룹들은 이에 앞서 건강한 기업생태계 조성과 일자리 창출 노력 등 현 정부 기조에 맞춰 선제적 '혁신'을 통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1일 서울 남대문 대한상의회관에서 삼성, 현대차 등 주요 그룹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조만간 대통령에게 대기업과의 간담회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방미 기간 중에 수행한 경제인들과의 차담회에서 '주요 기업인을 만나 대화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가지면 좋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해 재계가 화답한 것이다.
대한상의는 또 "상공업계의 97%를 차지하는 중소·중견기업과의 간담회도 연이어 청와대에 요청할 계획"이라며 "소통 과정에서 정부의 협력 의지를 느낄 수 있었고 여러 현안에 대한 최적의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했다"고 전했다.
◆대기업, 내달 대통령과 첫 회동··· '투자→상생협력' 의제 이동
이날 재계는 새 정부의 기조에 맞춰 중소기업과 상생협력, 동반성장 등을 통해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포지티브 캠페인은 일감몰아주기, 기업지배구조 등 사회적 비판 여론이 높은 관행들을 대기업 스스로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사회가 기업에 대해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은 만큼 사회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낼 수 있는 일들을 솔선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재계는 4대그룹뿐 아니라 전체 대기업, 중견기업까지 포지티브 캠페인을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과거처럼 기업이 보여주기식의 경쟁적 투자나 고용 계획을 발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율성을 최대한 띤 채 개별 기업사안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그룹별로 상생, 동반성장의 좋은 사례를 발굴해서 홍보하기로 했다"며 "예를 들어 삼성은 2, 3차 협력업체와 좋은 공정거래관계를 조성하기 위해 펀드를 조성하고 있는데, 이런 사례를 발표해서 대기업 전체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공정거래 화두 될 듯
문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들의 첫 공식 회동에서는 일자리 창출과 공정거래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달 방미 경제인단에 포함되지 못했던 포스코, 롯데, KT 등은 대통령과 첫 만남인 만큼 각 기업별 특수성에 대해 전하고 스킨십을 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총수들과 대통령이 만나는 시기는 이달 말 기획재정부의 '신정부 경제정책 방향' 발표와 대통령 휴가 기간 등을 고려해 내달 중순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대기업들은 잘못한 것에 대해 개선하고 좋은 사례를 만들어 가자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오늘 간담회는 대기업이 신정부 출범에 맞춰 변화나 혁신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KT, 두산, 한진, CJ, 부영 등 15대그룹 전문경영인과 이동근 부회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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