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순칼럼]​남북대화는 독자적인 대북 군사억제력 확보가 우선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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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
입력 2017-07-3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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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노동당 위원장이 두번째 ICBM 시험발사 문서에 사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올해는 6·25전쟁 정전협정 64주년이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부터 시작된 6·25전쟁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만 3년 1개월 2일(1129일) 동안 전 국토의 약 80%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정전협정 체결로 유지된 남북대치의 휴전상태는 이미 64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지금 휴전상태는 어떤 형태로든 임계점을 넘고 있다.

◆김정은의 배짱은 ‘대화’를 위한 전쟁준비로부터

미·중을 포함한 주변 강대국과 유엔 안보리 및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강력한 대북제재와 비판을 외면하면서 북한은 자신들이 설정한 일정표에 따라서 핵과 미사일 실험을 끊임없이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참수작전’과 ‘외과수술’ 등의 무력 위협에도 중단 없이 가동하고 있는 북한의 핵 보유 추진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북한은 정전협정일을 ‘전승절’ 또는 ‘조국해방전쟁 승리 기념일’로 부르며 전쟁에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이번에도 북한이 정전협정일을 전후해서 또다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할 것으로 예측하고 이를 예의 주시했다.

7월 28일 오후 11시 41분경, 북한은 결국 예상대로 자강도 무평리 부근에서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분석되는 ‘화성 14형’의 두 번째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 이번 발사는 고도 약 3700km, 비행거리 약 1000km로 지난 7월 4일 발사된 첫 번째 ‘화성-14형’의 고도 2802km와 사거리 933km보다 위협력이 향상되었다.

최고 고도에 3 내지 4를 곱하는 실제 사거리 계산에 의해, 첫 번째의 사거리는 약 8400km에서 11200km 정도이었으나, 이번 발사의 실제 사거리 범위는 약 11000km에서 14800km에 이른다. 이는 미국 본토가 모두 사정권에 포함된다는 의미이다. 이번 발사만으로도 북한은 자신 있게 미국을 향한 ICBM 투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게 되었다. 북한의 이런 자신감은 어디에서 올까?

◆북한이 갖는 자신감의 4가지 근원(根源)

북한이 핵 보유를 통한 ‘전쟁’ 준비를 마치면,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은 물론, 미국마저도 ‘핵전쟁’을 막기 위해 결국 북한이 의도하는 대로 끌려갈 수 밖에 없다. 전쟁을 두려워하는 주변국들은 북한에게 강력한 제재와 압력으로 대화를 요구한다. 하지만 북한은 ‘대화 주도’를 위하여 전면적인 전쟁을 준비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율배반적인 아이러니가 바로 북한이 갖는 첫 번째 자신감의 배경이다.

결국 동북아 지역은 북핵 문제에 대해 국가별로 서로 다른 방향의 수단과 목적을 의미하는 ‘대화’와 ‘전쟁’이라는 상반된 개념으로 뒤엉켜 있다. 각 국가는 서로 다른 이익을 추구하고, 이에 따라 동북아 국제정세는 상호 엇갈리게 꼬여있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함정에 빠져있다. 북한은 이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고 있고, 이것이 북한이 갖는 두 번째 자신감의 배경이다.

북한의 자신감은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어떤 경우에도 국제사회가 북한의 제재에 집중할 수 없다는 점을 북한은 확신한다. 국제사회는 국가별 개별주의와 분열로 인해 집중적으로 북한에 대한 제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둘째, 강대국 간의 양자관계나 복잡한 다자관계에서 자국의 국익을 위한 셈법이 일치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미·중·러·일의 동북아, 동아시아, 아태지역의 국익 셈법은 복잡하게 얽혀있다. 게다가 각국의 국내정치 요소는 강대국간의 국익 일치를 더욱 어렵게 한다.

셋째, 설사 일치된다고 할 지라도, 지속적인 유지는 더욱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은 최근 트럼프 정치에 대한 국내문제 만으로도 골치 아프고, 러시아는 미국과의 갈등과 협력이 혼란스럽다. 중국은 인도와의 국지전 및 확전 태세에 돌입해 있고, 일본은 아베의 부패 문제로 정권 유지도 위태롭다. 각국이 북핵문제에 대해 의견일치도 어렵지만, 이를 유지하기도 어렵다.

마지막으로, 북한은 언제든 ‘대화’라는 마법과 같은 최후의 카드가 언제나 유용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핵 보유라는 전쟁준비를 마치든, 중도에 포기하든, 북한은 언제든 ‘대화’를 받아들인다는 말 한마디로도 일단 어느 정도는 ‘안전’할 수 있다는 점을 안다.

◆대북 대화 옵션은 독자적인 대북 군사억제력을 갖추어야 효과적

국가간 분쟁에서 ‘대화’는 ‘전쟁’을 막기 위한 가장 보편적인 협상 수단이고, ‘대화’를 통한 협상이 결렬되고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될 때 최후의 수단이 바로 ‘전쟁’이다.

그러나 북한이 가진 ‘최후의 수단’은 역설적으로 ‘대화’이다. 북한은 ‘대화’를 거부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통해 먼저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ICBM의 미국 본토 투발 능력을 포함한 핵 보유 목표 즉 ‘전쟁’ 준비를 완성한 후, 미국을 향해 ‘대화’라는 최종 선택을 강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북한의 대화 목표는 미국이고, 핵 보유는 미국과의 대화를 위한 수단이다.

따라서 우리가 취해야 할 대응태세는 북한의 핵 보유 이후에 대한 확실한 군사적 억제력을 단독으로 보유할 수 있는 준비를 지금부터 서둘러야 한다. 북미간의 대화의 참여가 목표가 아니라, 북한이 한국을 대화의 목표와 대상으로 삼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독자적인 대북 군사억제력을 지금부터라도 서둘러서 최단기간 이내에 충분히 갖추어야 한다.

필자 : 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 원장, 중국 차하얼학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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