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도 부동산 투기 '규제'와 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투기 열기가 뜨거워지자 각지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구매제한령 등 규제책을 쏟아냈고 최근 대도시 주택 거래량이 줄는 등 효과도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규제 강도와 규모에 비해 성과가 미미해 보다 강력하고 장기적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위안(中原)부동산연구센터가 1일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수도이자 1선도시인 베이징의 7월 기존주택 거래건수는 7158채로 6월 대비 20%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는 무려 70% 급감한 것으로 2014년 6월 6464채 이후 37개월래 최저기록이다.
지난 3월 17일 베이징은 기업이 매입한 신규주택의 3년간 판매금지, 세분화된 주택 대출 제한조치, 학군 지역 주택 투기 규제 등 강력한 규제 조치를 새롭게 내놓은 바 있다.
베이징의 7월 기존주택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1, 2선 대도시의 주택 거래량이 줄고 올 하반기 거래가격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고개를 들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장다웨이(張大偉) 중위안 부동산 수석 애널리스트는 "올 3월 이후 규제 강도가 세지고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주요 도시 기존주택 가격이 올 4월부터 3개월간 8% 하락했다"며 "7~8월이 비수기인 점을 고려해 거래가가 5%가량 더 하락해 지난해 10월 수준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규제 규모와 강도에 비해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 안정을 위한 길은 여전히 멀고 험해 장기적 차원의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당국이 '레버리지 축소와 방지'를 거시경제 핵심 과제로 들고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 투기 억제와 시장 안정을 위한 규제조치가 쏟아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지금까지 60여곳의 도시에서 160여 차례 관련 조치를 내놨다. 범위도 3선, 4선도시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역대 최대 규모와 강도의 규제가 시작됐지만 중국 주택 가격 오름세는 여전하다.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 주요 70개 도시 신축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70개 도시 중 60곳의 신규주택 가격이 전월 대비 오름세를 보였다.
중국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의 주머니도 두둑해졌다.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은 1~7월 부동산개발업체 30위권 진입문턱이 매출 350억 위안(약 5조8405억원) 이상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무려 78% 높아졌다고 1일 보도했다.
부동산개발업체가 여전히 배부르다는 것은 중국 부동산 시장이 아직도 뜨겁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3339억 위안(약 55조7200억원)의 비구이위안이 1위, 완커(3129억 위안), 헝다(2840억 위안)가 그 뒤를 이었다.
중국 당국도 부동산 시장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크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하반기에도 부동산 안정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주석 주도로 지난달 24일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회의에서 하반기 거시경제 과제로 부동산 안정을 위한 장기적 정책 시행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시장은 토지거래 규제와 부동산세 도입, 통일된 부동산 등기제 시행 등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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