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순수 전기차를 앞세워 세계 3대 친환경차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과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 등으로 부진한 글로벌 판매량을 회복하는 동시에 미래 자동차 시장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천구이샹(陈桂祥) 베이징현대 상임부총경리는 향후 친환경차 전략에 대해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전기차(EV), 수소연료전지차(FCEV)의 기술 응용·심화로 제품 시리즈를 더 풍부하게 할 것”이라며 “신에너지 전략을 본격화시켜 베이징현대를 친환경차 선두주자로 나서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사드 뚫을 정공법으로 새로운 친환경차 선봬
현대차의 중국 생산·판매법인인 베이징현대(BHMC)는 지난 7일 순수 전기차 신형 엘란트라 EV(新伊兰特 EV)를 공식 출시했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전기차를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가 위에동(悦动, 국내명 아반떼HD) 디자인을 기반으로 했음에도 차명을 '엘란트라'로 한 것은 그만큼 이번 첫 전기차에 거는 기대와 상징성이 남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베이징현대가 중국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차명이 바로 엘란트라였다.
현대차는 신형 엘란트라 EV를 통해 올들어 부진한 중국시장 판매량을 회복하는 동시에 중국의 친환경차 규제에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전년대비 42.4% 감소한 30만10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친환경차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보조금 지원을 강화한 것도 현대차가 전기차를 우선 투입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달 중국정부가 발표한 '친환경차 추천 목록'에 따르면 총 88개 기업의 282개 차량 가운데 순수 전기차는 88% 이상인 249대로 순수 전기차 지원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실제 올해 상반기 중국 친환경차 시장에서 19만5000대가 판매됐는데, 이중 순수 전기차는 14만6000대로 75%를 차지했다.
중국 정부가 친환경차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한몫 했다. 중국 정부는 내년부터 '친환경차 의무판매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전체 자동차 생산량 중 친환경차의 비중을 2018년 8%, 2019년 10%, 2020년 12%로 확대해야 한다.
중국 발해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친환경차 추전 목록 등 관련 정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친환경차 산업에 대한 관심이 크고 이에 따른 정책적 지지는 하반기 산업 발전 추세를 지속적으로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인도에도 하이브리드차 대신 전기차 우선 투입
현대차는 중국과 함께 인도 시장에서도 친환경차 가운데 전기차를 우선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최근 현대차 인도법인(HMI)은 내년 인도에서 열리는 '오토 엑스포(Auto Expo)'에서 진행할 계획이던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쇼케이스를 전격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가 지난 4월부터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1만3000루피(약 23만원) 구매 보조금 지원을 중단한데 이어, 지난달 통합간접세(GST) 세율을 조정하면서 하이브리드차 세율이 종전 30.3%에서 43%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인도 정부는 전기차에 대해 12%의 세율을 적용, 중국 정부처럼 정책적으로 전기차를 지원하는 모양새다.
이에 현대차는 인도시장에도 하이브리드차 대신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소형 SUV 코나 전기차 등 순수 전기차를 먼저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구영기 현대차 인도법인장은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모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인도시장에 하이브리드차가 아닌 전기차를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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