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실시간 전략(RTS) 게임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이하 리마스터)'를 15일 국내에 선(先) 출시했다. 이 게임은 지난 1998년 블리자드가 출시한 '스타크래프트'와 확장팩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를 현대화한 버전으로, 4K UHD 해상도와 향상된 오디오·일부 신규 기능을 탑재했다.
원작 스타크래프와 게임 플레이 방식과 디자인 등은 동일하지만 그래픽과 배경음악과 사운드가 업그레이드 것. 이와 함께 원작과의 멀티플레이 호환성을 갖췄으며 매치메이킹, 리더보드 기능이 추가됐다. 현재 리마스터의 PC방 순위는 6위에 랭크되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블리자드가 리마스터를 국내에서 먼저 선보인 이유로는 과거 우리나라가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 우뚝섰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높다. 실제 블리자드가 1998년 출시한 스타크래프트는 첫해 150만장이 팔려나갔고 전체 누적 판매량의 거의 절반인 450만장이 한국에서 팔렸다. 당시 임요한·최연성·이윤열 등 한국 게이머의 존재가 부각되면서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은 지금도 'e스포츠의 성지'로 불리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 e스포츠 시장 개척은 물론, 스타크래프트 흥행을 견인해 온 한국 시장에 리마스터를 먼저 선보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부산 광안리에서 개최한 'GG투게더' 경기 생중계를 전세계 50만명이 시청한 점도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국내 인기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관련 업계에서도 리마스터가 침체된 국내 온라인게임 e스포츠 시장에 활력을 불어일으킬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온라인게임은 2012년부터 과포화 상태에 다다른데다가, 모바일게임 시장의 급성장과 맞물려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매출 기준)는 5조2390억원으로 전년(5조2804억원)보다 0.8% 감소했다.
하지만 리마스터가 때 아닌 '갑질' 논란에 휩싸이면서 국내 이용자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블리자드는 리마스터에 대해 PC방 점주로부터 시간당 250원에 달하는 별도요금제를 적용하겠다고 나서면서 해당 점주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스타크래프트는 PC방에서 게임 패키지를 구입하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리마스터는 이용 시간에 따라 블리자드에 요금을 지불해야 된다. 이에 PC방 점주들의 모임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인문협)는 블리자드가 이중과금을 취하기 위해 갑질을 펼치고 있다며 불공정거래행위로 제소한 상황이다. 블리자드측은 인문협의 이 같은 공정위 제소에 불구하고,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인문협 관계자는 "(블리자드의 이중과금 행태는) 영세소상공인인 PC방 업계를 대상으로 하는 전형적인 갑질"이라면서 "결국 PC방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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