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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외식업체 가격 줄인상 ..脫디플레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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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7-08-3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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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상승에 이은 임금인상 등 선순환 기대감도 나와

[일본은행]


1990년대부터 시작됐던 일본의 저성장 디플레이션 시대의 종말이 다가온 것일까?  지난 수십년간 일본을 가두었던 디플레이션 패러다임이 변하는 모습이 일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디플레이션 상징' 균일가 280엔 이자카야 체인 28년만에 가격 올려

일본의 디플레이션의 상징 중 하나이던 이자카야 도리키조쿠는 28년만에 가격 인상 방침을 발표했다고 현지 언론이 지난 28일 보도했다. 전 메뉴 280엔(약 2800원)의 저가정책을 통해 선풍적 인기를 얻었던 도리키조쿠는 디플레이션 시대를 선도해온 프랜차이즈 중 하나로 꼽힌다. 

도리키조쿠는 지난해 대규모 가격인하 이벤트로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가 인건비와 채소 가격인상이 이어지면서 가격인상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최근 점포에 터치패널 도입 등을 통해 인건비를 줄이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외부적 비용 상승의 압력을 더이상 이겨내기는 힘들었다"고 니혼게이자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신문은 "일부에서는 가격 인상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같은 가격의 변화는 탈(脫)디플레이션 시대의 시작을 상징하는 게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고 전했다.

다른 외식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나섰다.  페퍼푸드는 지난 7월부터 일부 메뉴 값을 올렸으며, 나가사키 짬뽕 체인점인 링거하트도 8월부터 가격 인상에 나섰다. 일본 최대 패밀리 레스토랑 기업 ‘스카이라쿠(すかいらく)’ 역시 10월부터 메뉴들의 가격을 올린다. 

이같은 연쇄 인상의 배경에는 인건비 상승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일본의 채용정보업체인 리크루트잡스의 조사에 따르면 외식업계 직종의 올 7월의 아르바이트·파트 시급은 평균 973엔(약 97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올랐다. 일손 부족 탓에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임금의 상승은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일본 경제에는 좋은 신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외식업계가 가격 인상에 나선 반면, 편의점 등 소매업체에서는 가격 낮추기에 나서고 있어 아직 탈디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퍼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일본은행 "개인과 기업의 디플레이션 심리 여전"  

일부 외식업체가 가격 인상에 나서기는 하지만, 일본 통화당국은 여전히 디플레이션 심리가 만연해 있다고 보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27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아직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이 요원하며, 현재의 경제성장 속도의 지속은 가능하지 않다고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 2분기의 4% 경제성장에 대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지속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성장률은 2% 정도가 될 것이며, 당분간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본 기업과 노조는 여전히 '디플레이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은 위축되고 일본은행은 6번이나 2% 물가상승률 목표 도달 시점을 연기했다"면서 미국과 유럽에 비해 일본의 디플레이션이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경제에 긍정적 신호는 이어지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7월 유효구인배율(계절조정치)이 전월보다 0.01포인트 오른 1.52배라고 29일 발표했다. 이는 5개월 연속 상승한 것이며, 1974년2월 이후 43년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는 결국 현재 일본의 구인이 어려우며 취업이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 총무성이 29일 발표한 7월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이 기간 완전실업률(계절조정치)은 2.8%를 기록하면서 낮은 수준을 보였다. 관건은 고용상황의 개선이 임금인상으로 이어지느냐는 것이다. 일본 기업 노사가 대부분 물가상승률을 기초로 임금교섭을 진행하는 만큼 디플레이션 상황에서 임금인상도 지지부진했었다. 

그러나 일본의 7월 소비자물가지표(CPI) 역시 100.1로 전년보다 0.5% 오르면서 2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물가지표까지 다소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고용환경 개선이 임금 증가와 물가상승,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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