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이 4일 오전 0시를 기점으로 동시 총파업에 돌입한다. 경영진 퇴진과 공영방송 개혁 요구가 이번 총파업의 골자다.
3일 KBS, MBC 두 언론노조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 동안의 언론적폐를 청산하고 언론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투쟁에 돌입한다”면서 “4일 오전 0시를 기해 KBS 본부 조합원 1800여명과 MBC 본부 조합원 2000여명이 일손을 놓을 것”이라고 공표했다.
이번 총파업에는 기본 근무자를 제외하고 모든 조합원이 예외 없이 동참한다.
KBS 본부노조는 4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KBS 사옥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한다.
KBS노동조합(이하 KBS 노조)은 지난달 28일 서울 기자협회 소속원들을 시작으로, 31일에는 전국 기자, 촬영 기자, PD 직종 조합원들이 지명 파업에 돌입했으며, 4일에는 아나운서 직종 지명 파업을 시작한다. 이어 7일부터는 전 조합원이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MBC 본부는 총파업 돌입 후 같은 날인 4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MBC 광장에서 파업 출정식을 갖는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KBS, MBC의 총파업 돌입으로 국민 여러분에게 불편을 끼쳐드려 송구하다”면서도 “반드시 언론 정상화를 위한 싸움에서 승리해서 국민의 언론, 언론다운 언론을 국민들 품에 안겨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결연한 각오를 드러냈다.
KBS와 MBC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서 프로그램 방송 등의 계획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KBS는 본사 340명, 지역 190명 등 총 530명의 취재기자와 촬영기자가 제작거부에 들어가 일부 시사프로그램 제작에 차질이 빚어진 상태다. KBS본부노조는 4일 밤 9시부터 ‘KBS뉴스9’ 방송 시간이 지금의 1시간에서 40분으로 20분 축소되고, 9일부터는 주말 ‘KBS뉴스9’ 방송 시간도 40분에서 20분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또 ‘2017 KBS 드라마스페셜’ 편성시간도 급작스레 변경됐다. 3일부터 매주 일요일 밤 11시 40분에 방송될 예정이었으나 언론노조 조합원들의 파업으로 인해 ‘다큐3일’이 결방돼, 1시간 앞당겨 방송되고, 추석연휴 기간에는 10월 1일과 10월 8일 결방, 10월 4일과 10월 5일엔 밤 10시 방송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알리기도 했다.
더불어 4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제44회 한국방송대상 역시 연기됐다.
2일 한국방송협회 측은 “9월 4일 예정돼 있던 제44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이 잠정 연기됐다”고 전했다. 제44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은 이날 오후 3시부터 KBS1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었지만, KBS 총파업과 맞물리면서 녹화 방송 등으로 논의되기도 했으나 취소가 아닌 연기를 결정하게 됐다.
지난 1일 한 KBS 언론노조 조합원은 KBS월드라디오 확대 개편 방송 설명회 취재를 위해 KBS를 찾은 아주경제에 “이번 총파업이 어느 정도까지 갈지는 알 수 없다. 우리의 당면 파업 과제는 고대영 사장의 사퇴다”라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그 목표를 이룰 때까지 파업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결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각종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등의 제작발표회 및 기자간담회 등의 공식 행사 역시 총파업의 여파로 현재는 진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MBC도 마찬가지다. 이미 4일 총파업을 앞두고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과 ‘나혼자 산다’ 등의 결방이 확정된 상황.
또 ‘MBC 뉴스데스크’ 역시 시간을 축소해 방송되며, 각종 드라마의 축소 혹은 결방 등도 이어질 예정이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회 방송의 날 기념식 행사장 앞에서는 관계자들이 문화제를 개최, 공영방송인 KBS와 MBC의 ‘동시 총파업’을 선언하며 공영방송 정상화를 촉구한 바 있다. 특히 이날 김장겸 MBC 사장은 기자와 PD들을 스케이트장, 주차장 관리로 보내는 등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해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소환조사 통보를 받았지만 응하지 않았다.
김 사장은 방송의 날 기념식 행사에 참석했지만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소식이 알려지자 자리를 피했고,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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