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에 내는 카드수수료는 부당"…가맹점주들, 부가세 수수료 환급 집단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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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7-09-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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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 후 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카드 가맹점 우대수수료 적용확대, 최고금리 인하 등 친서민금융 정책을 펼치는 탓에 그동안 숨죽였던 사회 각계각층의 주장이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모양새다. 위법이 아니라고 해서 문제가 없던 게 아닌 만큼 이번 정권에 확실한 제도 개선을 하겠다는 취지다.

5일 정유업계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한국주유소협회는 최근 정부를 상대로 유류세에 적용되는 카드수수료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기름 값에 포함된 유류세에 카드수수료가 부여되는 것은 부당한 만큼 최근 5년간 납부한 유류세 카드수수료를 정부가 반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카드로 결제하면 카드사들은 전체 가격에 대한 카드수수료를 부과한다. 하지만 석유제품 가격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육박하다보니(휘발유 58.5%, 경유 49.8%)실제 주유소 수입에 비해 업계가 부담하는 카드수수료가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현재 주유소업종의 카드 가맹점수수료는 1.5%지만 세금을 제외한 순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면 3.6%에 달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는 주유소 평균 영업이익률(1%)의 3배 이상이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부담해야 할 카드수수료까지 주유소가 부담하는 것은 말이 안되는 만큼 채권소멸시효인 5년동안 납부한 카드수수료를 되돌려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 900명의 신용카드 가맹점주들도 이달 말께 8개 카드사를 상대로 부가가치세에 부과된 카드수수료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부가가치세는 소비세의 하나로 신용카드 가맹점들이 물건값에 포함시켜 소비자에게 받았다가 일정기간 보관한 뒤 국세청에 납부한다.

가맹점주들은 카드사들이 카드매출액 중 공급가액에 대해서 수수료를 공제하는 것이 아니라 부가세에 대해서도 카드 수수료를 공제하는 현행 제도는 사업장에 불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송을 맡은 법무법인 법정원 관계자는 "카드매출이 월 1000만원이면 100만원은 부가세인데 카드사들이 부가세에도 수수료를 공제하기 때문에 사업주가 자신의 돈으로 10%를 채워 부가세를 납부하는 이중의 손해를 떠안고 있다"며 "가맹점은 카드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부담만 용인한 것이지 부가세에 대한 카드수수료까지 용인한다고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승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공통 근거는 카드의무수납제다. 현행 제도 아래서는 가맹점이 카드결제를 거부할 수 없기 때문에 세금이 포함된 전체 매출에 카드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가맹점에게 지나치게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겠다고 사전에 동의를 한 적이 없고, 카드 수수료에 대한 가격결정권도 없기 때문에 이는 카드사의 불공정행위라는 주장이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의 경우 카드 가맹점 유무를 사업자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

금융권은 이 같은 주장은 조세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도한 징세협력비용을 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지만 주류, 보석 등 다른 고세율 품목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결론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도 "카드사 입장에서는 가맹점에서 카드결제가 이뤄진 전체 금액에 대해 수수료를 물리는 것이 맞다"며 "카드사는 부가세를 포함한 전체 금액에 대해 조달을 해와서 결제 후 3일 안에 가맹점에 입급해야 하고, 소비자가 갚지 않는 경우 손해를 전부 감당하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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