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감독 조정래·제작 제이오 엔터테인먼트·배급 커넥트픽쳐스)가 첫 공개 됐다.
지난해 개봉해 누적관객수 350만 명을 동원한 영화 ‘귀향’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나눔의 집’에서 제공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 영상을 더해 만든 작품이다.
이날 조정래 감독은 “‘귀향’은 국민 여러분들이 도와주신 영화다. 350여 명의 관객이 봐주셨고 지금까지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10개의 나라, 61개의 도시를 돌며 상영회를 이어왔다. 영화를 한 번 상영할 때마다 한 분의 영혼이 돌아오신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첫인사를 전했다.
또 이번 작품은 “할머니들이 남겨주신 증언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며 “제국주의와 그 시스템을 설계한 자들을 고발하고자 만든 영화”라고 소개했다.
조 감독의 바람은 명확했다. 그는 “일본은 아직도 뻔뻔하게 할머니들께 공식적 사과, 배상도 하지 않는다. 이것은 명백한 전쟁 범죄”라며 “독일 홀로코스트와 마찬가지다. 독일은 지금까지 죄를 저지른 이들을 찾아내 징벌하고 국제사회에 끊임없이 사과한다. 하지만 일본은 어떤가? 사죄는커녕 이것이 불가역적으로 해결되었다느니 소녀상을 처리하라느니 할머니들을 모욕하고 대한민국을 모독 중이다. 독일이 피해자들에게 한 방법을 100분의 1이라도 했다면 할머니들이 저렇게 말씀하셨을까? 그 설계자들과 후손들은 어서 할머니들께 무릎 꿇고 사과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고통을 당했던 어린 소녀들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조 감독은 깊은 상처와 고통을 느꼈다고. 그는 위안부 피해 여성들이 강간을 당하거나 폭력·죽임당하는 과정을 담아내는 것에 관해 “가장 고통스러웠다”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조 감독은 “할머니들이 겪은 실제 사건을 문화적 증거로 만들려고 시작했다. 그 때문에 힘들더라도 최소한의 표현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완성한 뒤 ‘나눔의 집’ 할머니들께 가장 먼저 보여드렸는데, 이옥선 할머니께서 ‘이 영화는 내가 겪은 일을 100분의 1도 표현하지 못했다’고 하셨다. 마음이 아팠다. 할머니께서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 우리 영화를 보시고 관객들 역시 힘들어 할 수도 있다. 감독으로서 또 개인으로서 힘든 고통을 겪게 해 죄송하다고 하고 싶다. 하지만 당부드리고 싶은 건 이 영화를 볼 때 피해 여성들의 ‘몸’이 아닌 고통을 봐달라”고 부탁했다.
이번 작품이 전작과 차별점을 두는 것은 새롭게 추가된 비하인드 스토리 및 실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을 엮었다는 점. 극 중 정민 역을 맡은 강하나는 추가된 장면 중 “정민이 집으로 돌아오는 신”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털어놨다.
강하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부디 타향에서 돌아가신 소녀의 영혼이 고향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고, 박지희는 “김학순·강일출 할머니의 말씀 중 ‘후세에는 이런 전쟁범죄가 일어나면 안 된다’고 하신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제가 할머니들께 해드릴 수 있는 게 무엇인가 고민하게 된다. 후세를 걱정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또한, 두 소녀, 강하나와 박지희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문제에 관심을 잃지 말아 줄 것”을 강조하며 “지속적인 관심만이 전쟁범죄를 막을 수 있다. 슬프고 아픈 역사를 기억해야 문제해결까지 이어지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까지 생존해계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35명. 불과 1년 사이에 10명의 피해자가 사망했다.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측은 “아직 피해자들의 진정한 귀향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제 시간이 별로 없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조정래 감독은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하며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마음으로 만든 영화다. 우리 영화가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할머니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며 작품이 가진 진정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한편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이달 14일 개봉하며 러닝타임은 96분, 관람 등급은 15세 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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