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가장 '스마트'한 도시로 꼽히는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전국 최초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대중교통 버스를 도입해 화제다.
항저우시에서 지난 11일 오전 승객 수요 빅데이터에 기반한 버스 '신샹(心享)버스'가 첫 운행을 시작했다. 이는 전국 최초로 빅데이터에 기반해 운행하는 대중교통이라고 현지 경제일간지 21세기경제보 등이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운행된 첫차는 항저우 시내 이러신춘(益樂新村)에서 출발해 멍샹샤오전(夢想小鎭)까지 모두 여섯 개 정거장을 달렸다.
이는 항저우 대중교통 앱에서 승객들이 사전에 기·종착지를 선택해 좌석을 예약하면 데이터센터에서 승객 정보 빅데이터를 한데 모아 만들어낸 승객 맞춤형 운행 노선이다. 보통 37인승 버스 기준으로 정원 수의 60%, 그러니깐 22명 이상의 승객이 동일한 노선을 원하면 버스가 운행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서울 시내에서 여의도역-국회의사당-마포-공덕오거리-애오개-서대문사거리-광화문을 기·종착지로 예약한 승객 수요가 22명 이상이면 곧바로 해당 노선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승객마다 좌석을 예약하니 출퇴근 붐비는 시각에도 앉아서 목적지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 신샹버스 요금은 탑승거리와 상관없이 동일하게 5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860원이다. 이는 항저우 지하철 최고 요금인 8위안보다 저렴하다. 승객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사전에 요금을 결제하고 부여받은 QR코드를 버스 탑승시 요금 단말기에 찍으면 된다.
신샹버스를 운행하는 주체는 항저우 대중교통그룹이다. 자사 대중교통앱, 알리바바 모바일결제 서비스 알리페이, 중국 최대 전자지도서비스업체 가오더(高德) 등으로부터 시내 200여만대 차량 유동데이터, 8만개 교차로 교통상황, 8000여대 대중교통 버스 운행 정보, 하루 평균 400만명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승객의 기·종착지 정보를 확보한 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신샹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특히 기존 대중교통 버스가 고정노선을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것과 달리 신샹버스는 승객의 수요에 기반해 노선과 정거장, 운행횟수를 탄력적으로 조정이 가능해 승객의 만족도가 높고 운행이 효율적인데다가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빅데이터 기반 대중교통 버스를 첫 도입한 항저우는 '인터넷공룡' 알리바바 본사가 소재한 도시답게 중국에서 가장 '스마트'한 도시로 잘 알려져있다. 전자상거래,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등을 아우르는 IT(정보통신) 경제의 전체 GDP 성장 기여도는 50%가 넘는다.
특히 '현금없는 도시'라고 할 정도로 이곳에선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돼 있다. 베이징대 인터넷금융연구센터에 따르면 항저우는 중국 도시 337곳 중 모바일 결제의 사용·보급·침투 비율이 1위였다.
알리페이에 따르면 항저우 수퍼마켓의 95% 이상 편의점 마트, 택시의 98% 이상에서는 모바일결제가 가능하다. 지난해 8월부터는 전국 최초로 알리페이를 통한 버스 요금 결제도 시행해 6월말 기준으로 시내 5000대 대중교통 버스에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갖췄다. 항저우에서 강도가 수퍼마켓 3곳을 털었지만 훔친 돈이 30만원도 채 안됐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말부터는 알리윈(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의 AI기술을 활용해 항저우에 ‘도시 데이터 빅브레인’ 구축에 나서기도 했다. 중국 언론들이 '슈퍼 AI'로 부른 이 시스템은 교통·에너지·수도·CCTV 등 도시의 공공자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자동 배분하고 관리하는 게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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