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총리의 공격적 행보는 러시아 방문 이후 보폭이 넓어졌다. 지난 1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는 취임 후 가장 수위 높은 발언으로 정치권과 청와대를 놀라게 했다.
추가 증세나 최저임금 인상 속도, 소득주도 성장까지 소신을 담아 답변했다. 특히 추가 증세 질문이 들어오자, 김 부총리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면서도 나머지는 ‘국회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소득층이나 대기업에 대한 추가 증세도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는 김 부총리 취임 기간 동안 더 이상 증세는 없다고 선언한 셈이다. 정치권 압박이 커진 보유세 역시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부분을 분명히 했다.
다만 소득주도 성장이 저성장 기조의 한국경제를 끌어올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최근 혁신성장에 비중을 끌어올리는 것도 지나치게 소득주도 성장에 집착하는 청와대를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부총리는 “(소득주도 성장이) 우리 경제구조나 사회구조로 봤을 때 소규모 개방경제 측면에서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혁신성장에 대한 부분은 소득주도 성장 등에 있어서도 중요한 한 축이지만 혁신성장과 같이 가지 않으면 지속 가능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부총리가 정치권과 청와대의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 정책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을 의식한 행보로 보고 있다. 그동안 굵직한 정책에서 한 발 물러섰던 김 부총리가 향후 정책에서 소신을 지키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그러나 관가에서는 김 부총리 발언이 오히려 정치권과 청와대의 대립각만 세우는 것 아니냐며 조심스러운 눈치다. 실제 보유세나 최저임금 인상 여부에 대해서 청와대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청와대에서 정치권 압박과 김 부총리의 정책기조 중 어떤 선택을 할지도 미지수다. 그만큼 관가에서는 양쪽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 한 관계자는 “최근 김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공감대가 있지만, 정치권과 청와대와 조율하지 않은 듯한 인상이 남아 있다”며 “자칫 정책 이슈를 놓고 청와대와 부총리 간 의견이 다르다면 실무자들의 입장이 애매해진다. 대립각이 커지는 부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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