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이찬희)와 청탁금지법연구회(회장 신봉기)는 20일 오후 2시 서초구 변호사회관 5층 정의실에서 '청탁금지법 시행 1년, 법적 과제와 주요 쟁점에 관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정형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은 "공공성이 큰 의료업계나 민간기업, 금융 및 보험 등의 영역을 청탁금지법상 적용 대상에 포함하거나, 아니면 현행 청탁금지법상 적용 대상에서 언론인을 삭제하는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교육'을 국·공립학교 임직원과 사립학교 관계자가 동일하게 수행하는 업무로 본다면, '의료행위' 역시 민간의료기관과 국·공립의료기관의 임직원이 모두 동일하게 수행하는 업무로 봐야 함에도, 의료법이나 약사법상 의료행위는 청탁금지법의 적용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별도의 특별법상 규율을 받지 않는 영역인 교육이나 언론은 오히려 청탁금지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되고 있는데, 이같이 규정하게 된 합리적 이유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청탁금지법이 공직자 배우자의 금품수수 행위를 금지하면서도 이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청탁금지법 제8조 제4항은 '공직자 등의 배우자는 공직자 등의 직무와 관련하여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라 공직자 등이 받는 것이 금지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제공받기로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직자가 자신의 배우자가 이를 위반한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정 원장은 "청탁금지법은 배우자의 금품 등의 수수행위 일체에 대하여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공직자 배우자는 공직자에게, 또 다른 제3의 공직자에게 부정청탁을 당연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직자 배우자가 금품 등을 받는 행위와 받기로 약속하는 행위는 비교적 소극적·수동적인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지만, 배우자가 금품 등을 '요구한 행위'는 적극적으로 상대방에게 금품 제공을 강요하는 것에 해당하기에 입법적으로 처벌 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청탁금지법이 공직자가 그 배우자로부터 전해 들은 말에 대해 금품제공의 의사표시라는 법적 평가를 내린 다음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하도록 한 것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혼인과 가족생활을 국가가 보장하는 헌법정신에도 반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과잉입법이라고 할 수 있어 향후에 '의사표시를 받은 경우' 부분은 삭제해 신고의무를 폐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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