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언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완전파괴' 발언에 우려를 표하며 미국 대통령답지 못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유엔총회에서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totally destroy)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해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관영 환구시보는 20일 “'북한 완전파괴'는 한·중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는 제목의 온라인 사설을 게재해 미국이 북한과 똑같이 위협적인 말싸움을 벌여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사설은 “중국도 북한의 핵 보유에 결연히 반대해서 유엔의 대북제재에 동참했다”며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압박만 해서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우며 동시에 한반도 긴장감을 낮추는 행동을 취하는 게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설은 “하지만 트럼프의 발언은 미국이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한 행동을 할 것이란 사람들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중국인과 한국인 모두 전쟁은 격렬히 반대한다”며 “북한 완전파괴는 동북아가 받아들일 수 없는 생태적 재앙을 가져와 핵오염이 중국 동북지역과 산둥반도, 그리고 한국을 집어삼킬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사설은 “미국 대통령의 책임은 이러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능력을 증명하는게 아닌, 이러한 전쟁을 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설은 “북한은 대양의 고립된 섬이 아닌, 동북아의 주민 밀집 구역에 위치한 한 채의 집과 같다”고 묘사했다. 사설은 이어 “대양을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있는 미국이 북한이라는 이 집이 전쟁으로 '완전파괴'될 때 느끼는 감정은 당연히 이웃인 한·중 양국과 다를 것”이라며 “만약 미국이 북한과 이웃한 국가들의 평화적 북핵문제 해결의 염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심각한 전략적 이기주의”라고도 꼬집었다.
사설은 “북·미간 충돌로 대규모 핵오염 전쟁이 발발한다면 북한과 미국은 중국 동북지역과 산둥반도 주민, 그리고 한국인에게 죄를 저지르는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사설은 “북한에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별 지혜가 필요없다”며 “미국이 전 세계를 리드하고 싶다면 전 인류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식으로 북핵이라는 난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도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발언에 우려를 나타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유엔 대북 결의에는 제재 이외에 정치·외교수단으로 평화적인 북핵해결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며 "한반도 정세가 여전히 복잡하고 민감하므로 각국이 안보리 결의를 전면적이고 완전히 집행하는 동시에 자제를 유지하고 긴장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많이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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