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으로의 입국을 제한 또는 금지하는 반(反)이민 행정명령 적용 대상에 북한을 새롭게 추가했다. 현재 북·미간 인적교류가 거의 없기 때문에 실질적 효과는 크지 않지만, 북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미 행정부가 북한을 더욱 강하게 압박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 포브스 등 외신의 2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아침 새로운 미국 입국 제한 또는 금지 적용 국가 명단이 담긴 선언문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다음달 18일부터 발효된다.
새로운 여행 금지 적용 대상은 모두 8개국이다. 기존 제한 대상이었던 6개국(이란·시리아·리비아·예멘·소말리아·수단) 등 무슬림 6개국 가운데 수단이 제외됐다. 대신 북한과 베네수엘라, 차드 등 3개국이 새로 포함됐다. 북한과 차드는 미국 입국 전면 금지 적용 대상이다.
백악관은 선언문을 통해 "북한이 어떤 면에서도 미국 정부와 협조하지 않고 정보 공유의 필요 조건도 모두 충족하지 못한 만큼 여행 금지 대상에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는 백악관과의 특정 정보 공유 작업이 실패했다는 평가에 따라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등 외신은 미국을 드나드는 북한인과 베네수엘라인의 규모를 봤을 때 입국 제재로 인해 피해를 받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북한에 대한 입국 금지령은 주로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북한 외교관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번 서명은 기존에 적용됐던 반(反)이민 행정명령 기한이 만료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월 29일 이란 등 무슬림 6개국 출신 국민의 미국 입국을 90일간 제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효시켰다. 테러 위협 등 공공안전 위협을 방지하겠다는 명분을 들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행정명령을 통해 최대 120일간 난민의 미국 입국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이슬람권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90일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6월에는 수정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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