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하한담冬夏閑談,서함원徐含園칼럼] 天命有反-천명은 뒤집어짐이 있다. 서함원(徐含園·전통문화연구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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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함원徐含園 전통문화연구회 상임이사
입력 2017-09-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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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하한담 冬夏閑談]


天命有反-천명은 뒤집어짐이 있다.

서함원(徐含園·전통문화연구회 상임이사)

天命無常(천명무상). 즉 천명은 일정하지가 않다, 천명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
른다, 일정함이 없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또 天命無親(천명무친). '천명은 친한 사람이 없다.
냉정하다.
즉 덕이 있으면 천명이 도와주고 덕이 없으면 금방 빼앗아 간다는 말이다.
그런데 <國語,국어:,춘추시대 각국 역사서> <吳語,오어: 오나라 역사서>에는 天命無常 대신
天命有反(천명유반)이라는 말이 있다. 번역해보면 "천명은 뒤집어짐이 있다" 정도 되겠다.
'손바닥 뒤집듯' 쉽다는 표현을 여반장(如反掌)이라고 하듯 反은 뒤집는다는 뜻이고 천명은
여차하면 뒤집어진다는 뜻이다. <국어>를 注(주, 쉽게 풀이하는 것)하여 <國語解,국어해)
를 지은 魏(위)나라 韋昭(위소)는 反을 <盛者更衰하고 禍者有福하다>라고 풀었다. 번역해
보면 "지금 한창 성(盛)대한 자(者)도 다시 쇠퇴(衰退)해질 수 있고 화(禍)를 입고 있는 사
람에게도 복(福)이 있을 수 있다"이다.
70여년 짧은 우리 헌정사는 '天命有反'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민주공화국 정부를 수립한 초대 대통령은 고령에도 불구 종신집권을
꿈꾸다 학생시위에 몰려 망명해 그곳에서 생을 마쳤고 5.16 쿠데타로 집권, 신생 후진국을
이끌며 빈곤을 퇴치하고 산업화의 공을 세운 대통령은 종신집권을 고집하다 심복 부하의
권총에 비명횡사했다. 弑害(시해)라는 말은 전제 군주국가에서 신하가 임금을 죽였을 때
쓰는 표현이나 암살을 숨길 수는 말 장난에 불과하다. 그 후는 사태가 조금 부드러워졌어도(?)
두 분이 감옥에 갔다 나오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우리는 겪었다. 또 최
초로 탄핵을 당하고 형사재판을 받는 바로 전 대통령을 우리는 서글픈 마음으로 보고 있다.
(이른바 兩金,양김 대통령은 그들 자신의 민주화에 대한 오랜 기간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재임중 그들의 아들들이 부패 혐의로 감옥에 가야했다. 우리 국민을 배반했고 완전히 실망
시켰다)
그리고 이제 전전 대통령이 남았나? 그도 예외 없이 뒤집어(反)질까?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그의 집권시기 온갖 비리가 공개되고 그에 대한 수사는 통과의례인양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정치권을 흔들 뇌관이자 현 정권에게도 중대한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5년후 현 정권은? 지금 집권 초기 열심히 하는데 무든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제
발 有反 뒤집어짐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제 그런 때가 올 때도 되지 않았나. 전전 대
통령이 드디어(?) 天命有反의 무대에 올려지는 것을 보고 불현듯 떨칠 수 없는 의혹이었다.
직전 정권이 비참하게 무너지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탄생한 정권이기 때문에 더욱 그
러함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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