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여아 성추행한 11살 …"책임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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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주 기자
입력 2017-10-0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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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보호자가 손해배상해야"


같은 체육관에 다니는 여자 초등학생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초등학생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민사소송에서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받았다. 대신 가해 초등학생의 부모가 손해배상 책임을 졌다.

인천지법 민사26단독 김선아 판사는 성추행 피해자인 초등학생 A(11)양과 그의 부모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성추행 가해자인 초등학생 B(13)군의 부모와 체육관 관장이 공동으로 A양에게 위자료 500만원을, A양 부모에게 각각 100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B군은 단체로 공연을 관람하러 가던 중 차량에서 A양의 가슴을 만지거나 체육관에서 앉아 있는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졌다. A양과 그의 부모는 B군을 포함해 그의 부모와 체육관 관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B군의 경우 범행 당시 만 11세에 불과한 초등학생으로 특별한 죄의식 없이 불법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에 민법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민법 제753조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그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때에는 배상의 책임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755조는 '다른 자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이 제753조에 따라 책임이 없는 경우에는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책임무능력자를 감독할 의무가 있는 B군의 부모와 체육관 책임자인 관장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된다"고 밝혔다.

B군은 11살이던 2015년 인천 모 체육관에 함께 다니던 A양(당시 9세)을 20여 차례 강제추행했다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으로 인천가정법원에서 보호처분을 받았다.

그는 범행 당시 만 14세 미만의 미성년자여서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다.

만 19세 미만에게 적용하는 소년법상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는 범행을 저질렀더라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 명령 등 보호처분만 받는다.

만 10세 미만은 보호처분 대상에서도 제외돼 어떤 형사적 책임도 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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