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의장인 재닛 옐런의 임기는 내년 1월말로 끝나며, 재임명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손에 달렸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의장을 임명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N은 6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많은 부분에서 많은 부분에서 맞지 않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명한 인물을 계속 중앙은행의 수장으로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는 옐런 의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 평가를 동시에 내렸지만, 이미 차기 연준의장 후보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인물을 찾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옐런은 연준의 첫 여성 의장이다. 그러나 만약 재지명되지 못한다면 1979년이후 처음으로 연임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옐런을 대체할 만한 인물을 찾기도 매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달 연준은 금융위기 이후 10여년간 지속되었던 금융구제 정책을 마무리 짓는 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무려 4조 500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매각하면서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됐던 통화완화 정책을 정상화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금융정책 정상화 작업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동안 점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중간에 연준 수장이 바뀌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감세 정책과 연준의 충돌도 고려해봐야 할 문제라고 CNN은 지적했다. 만약 대대적인 감세로 지나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에 연준은 금리를 인상할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대통령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골랐을 경우에도 연준 의장은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회가 세금을 낮추면서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을 내놓을 때 미국의 중앙은행은 그 효과를 반감시키는 정책을 내놓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차기 의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먼저 개별 면담을 가졌던 케빈 워시 전 연준이사,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제롬 파월 연준이사, 존 테일러 스탠포드 대학 교수 등이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워시 전 연준이사와 테일러 교수 등은 매파로 분류되는 반면 파월 연준이사는 비교적 비둘파적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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