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있다면 우주다.”
즉흥적으로 물감을 거의 퍼붓듯이 화면에 뿌렸다. 그리고 찍고, 빠르게, 길게, 짧게 등 나이프가 속도감 있게 드로잉하며 추상적 이미지를 연출했다. 원색의 색채는 결합된 화면을 연출하고자 자기만의 몸짓으로 쓸어내리듯 춤을 추는 듯하다.
제주 출신 고민철 미술작가는 이달 17일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C16에서 ‘2017 서울국제아트페어’ 개인전 <고민철> 展을 개최한다.
지난 12일부터 진행된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120호를 포함해 대작위주의 작품 13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신비롭고 완벽한 우주적 질서를 화면에 구사하고 싶었다”며 “태초부터 우주는 색채를 통해 자연, 생명의 연결고리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가지 색채들을 화면에 뿌리는 작업으로 시작해 나이프의 사용해 원하는 조형을 창출해낸다. 그 과정에서 색들이 서로 만나고 흩어지고 미끌리고 여러 가지 신비한 세계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즉, 회화적 질서를 발견하고 찾는 작업을 하는 것.
어쩌면 우연의 효과일수도 있지만, 전체적 화면의 조율을 하는 과정에서 작가의 힘이 절대적으로 발휘된다.
그는 “내 모든 작업의 출발점은 드로잉이다. 처음에는 대상의 특징을 파악하고 단순화해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본질을 찾고자 했다. 이러한 작업에서 색면추상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이다가 기하학적추상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자연과 인간에 대한 탐구로 시작된 드로잉에서 대상을 해체하는 추상에 이르기까지 변화하는 나만의 작업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하는 게 이번 전시의 핵심”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그는 “칸딘스키가 선명한 색채로 음악적이고 역동적인 화면을 구사했고, 잭슨폴락은 우연이라는 행위자체를 작품으로 승화시켰다면 이 두가지 요소 병합해 새로운 나의 세계를 만들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고민철 작가(사진)는 1969년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 동 대학원 미술학과를 수료했다. 개인전으로는 2004년 '빛바랜 향수' 2011년 '한라산' 2012년 '한라의 표정' 2014년 '드로잉' 등을 열어 제주 화단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재 한국미협제주지회, 목우회, 미술동인 '집'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제주도 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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