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강남 재건축 추진단지들의 사업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해야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일각에선 속도전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조합은 이달 14일 시공사 선정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곧바로 16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한 달간 조합원 분양 신청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늦어도 다음달 중순 경에는 분양을 신청을 마쳐야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고 연내 총회 개최와 인가 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내년 1월1일 이후로 관리처분인가 신청이 미뤄진다면, 사업으로 인한 평균 이익이 조합원 1인당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내게 된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의 적용 사례가 적어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업계에선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의 경우 가구당 내야 하는 세금이 적어도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때문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에서 30일 이상 60일 이내로 규정된 조합원 분양신청 기간을 30일로 잡는 사업장이 생겨나는 것이다. 지난달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신반포15차도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7일까지 조합원 분양신청을 진행하고 있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도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2일까지 분양신청을 접수 중이다.
아울러 사상최대 재건축 수주전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반포주공1단지(1·2·4주구)도 이달 13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한 달간 분양 신청을 진행한다.
서둘러 사업을 추진해 초과이익환수 면제가 확정됐거나 피할 가능성이 높아진 단지도 생겨났다. 개포주공1단지의 경우 이달 4일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초과이익환수 면제가 확정됐다. 지난 4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잠원동 반포우성은 최근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어 관리처분계획인가 신청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처럼 일부 강남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속도전을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업계 일각에선 속도전에 따른 부작용으로 조합 내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리처분계획 수립을 위해선 조합원들의 이익과 직결되는 재건축 분담금 산정, 분양 신청 등 민감한 문제를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면서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한다면 관리처분인가 신청 이후 갈등이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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