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新시대 ③] '분발유위'로 바뀐 외교방침...'强漢盛唐'을 꿈꾸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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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7-10-2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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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광양회'→'평화굴기'&'유소작위'→분발유위

  • 신형국제관계, 인류운명공동체 핵심으로 한 '신시대 중국특색 대국외교'

  • 영토, 영유권 분쟁 등 핵심이익에 '단호'

  • 주변국 외교 강화 외쳐…경색된 한중관계 전환점 마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내달 방중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2기의 새 외교정책 방향을 시험하는 리트머스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신화통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분투할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집권 2기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외친 말이다. 시 주석은 2050년까지 중국을 부강하고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2050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대국으로 거듭나 중화민족의 '강한성당(强漢盛唐, 강력한 군사력을 자랑하던 한나라와 문화 융성을 자랑하던 당나라)’ 시대를 재현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곧 시진핑 집권 2기 외교정책 방향이 좀 더 공세적으로 바뀔 것임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외교 기조가 과거 덩샤오핑 시대의 '도광양회(韜光養晦, 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 장쩌민·후진타오 시대의 ‘평화굴기’와 '유소작위(有所作爲, 해야 할 일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뤄낸다)’ 병행 전략에서 이제는 세계 주요 2개국(G2) 경제력을 기반으로 분발유위(奮發有爲, 떨쳐 일어나 해야 할 일을 한다)로 변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국제사회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데 따른 전략적 변화로도 볼 수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유무역협정이나 파리기후협정 등에서 철수한 데 따른 빈자리를 중국이 적극 메우겠다는 심산이다. 이른바 신시대 중국 특색의 대국외교를 펼치는 것이다.

신시대 중국 특색 대국외교는 신형 국제관계와 인류운명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국제적 위상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중국은 기존의 대국과는 다른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외친다. 미국식 패권주의나 유럽식 식민주의와는 다른, 책임감 있는 대국으로서 상호존중·공평정의·협력상생의 신형 국제관계를 추진하겠다는 것. 아시아는 물론 유럽 국가까지, 세계 각국이 참여하는 신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구축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면서도 시 주석은 “그 어떤 나라도 '중국이 자신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쓴 열매를 삼킬 것'이란 헛된 꿈을 버려야 한다”며 "타국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대가로 자국의 발전을 도모하지 않겠지만 자신의 정당한 권익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인도, 베트남, 일본 등 주변국과의 영토 분쟁 등 중국이 현재 맞닥뜨린 외교·안보 분쟁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다. 

신시대 중국 특색 대국외교를 천명함에 따라 중국의 대외관계 기조도 새롭게 조율됐다. 시 주석은 업무보고에서 “대국과는 조율과 협력으로 전체적으로 안정적·균형적으로 발전하는 구도를 구축하고, 주변국과는 친밀·성의·호혜·포용의 원칙에 따른 선린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며, 개도국과는 연대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내달 방중이 시 주석의 새 대외정책 방향을 가늠해볼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경색된 한·중 관계가 19차 당대회를 계기로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외교부도 지난 26일 한·중 관계 개선을 희망한다는 의견을 내비치는 등 양국 간에는 차츰 해빙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왕레이(王磊) 중국 베이징사범대 교수는 중국 중앙인민라디오(CNR)를 통해 “시진핑 집권 2기 외교정책은 막강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층 더 중국의 특색을 드러낼 것”이라며 “분발유위의 특색이 한층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글로벌 거버넌스(지배구조)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좀 더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텅젠췬(騰建群)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미국연구소 소장은 "중국은 앞으로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전방위적인 외교적 공세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텅 소장은 "대국관계에서는 자신감 있게 미국·러시아·유럽연합(EU) 등 국가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주변국과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해 안정적인 주변국 환경을 만들고, 다자간 관계에 있어서도 국제기구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해 다른 국가와 개혁·개방의 성과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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