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주택', 주거복지 새 패러다임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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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주 기자
입력 2017-11-0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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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국회서 '저렴주택' 소개하는 시간 마련

  • 경제적으로 무리하지 않고 집값 치를 수 있는 '저렴주택'...한국형 기준 마련 필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사회적 저렴주택 이념을 넘다’ 세미나에서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오진주 기자]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의 후속으로 이르면 이달 말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하겠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개념의 주택이 등장하고 있다. 6일 국회에서 열린 ‘사회적 저렴주택 이념을 넘다’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저렴주택’ 개념을 소개하며 새로운 주거복지 모델을 제시했다.

‘저렴주택(Affordable Housing)’은 서민들이 경제적으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집값을 치르고 살 수 있는 주택을 총괄하는 개념이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코하우징(Co Housing), 소셜하우징(Social Housing), 셰어하우스(Share House) 등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이 적은 주택 모두 이에 속한다.

조정식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은 이 날 축사를 통해 “이 달 중 문제인 정부의 향후 5년 간 주거정책 청사진을 보여주는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 시점에 세미나를 열게 된 것은 주거문제가 초당적 협력이 있어야 해결 가능하다는 절박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세미나는 기존의 저소득층 위주의 임대주택을 넘어 가계의 소득 수준으로 주거비를 감당할 수 있는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마련됐다. 진미윤 토지주택연구원은 “‘부담 가능하다’는 표현이 모호해 ‘저렴’이라고 할 뿐 무조건 가격이 싼 주택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은호 토지자유연구소 시민자산화지원센터장도 “부담 가능한 주택이라는 용어는 임대주택만을 지칭하는 건 아니다”라며 “부담 가능한 주택 정책은 자가(소유)와 임차에 대한 지원 모두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세연 의원은 “그 동안 영구·국민임대주택, 보금자리주택 등을 주로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개념으로 정의하고 정부와 공공이 주도하는 것으로 한정했기 때문에 주거복지 수요를 충족하지 못했다”면서 “주거복지의 확장 개념으로 저렴주택을 정의하고, 실질적 주거권 보장을 위해 단지 가격이 저렴한 주택이 아닌 거주자가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주택으로서 저렴주택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생소한 저렴주택 개념을 한국에 적용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주거비를 감당할 수 있는 ‘부담 가능성’에 대한 한국만의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가구 소득의 30%를 넘어 주거비로 지출할 경우 부담 능력이 없다고 규정한다”며 “보증금은 연소득의 몇 배 이내, 웰세는 월 소득의 몇 퍼센트 이내 등 한국형 부담가능성의 원칙과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전 센터장은 해외 사례로 공동체 토지신탁 개념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 버몬트(Vermont)주 벌링턴(Burlington) 지역의 비영리 트러스트 조직인 ‘챔플레인 하우징 트러스트(CHT, Champlain Housing Trust)’는 월 소득 대비 20~25% 수준의 임대료에 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다. CHT가 정부 지원을 통해 트러스트 회원에게 계약금을 지원하면 회원은 저렴한 가격에 CHT가 보유한 집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대신 집을 되팔 땐 시세 차익의 75%를 CHT에 지급해야 한다.

전 센터장은 “저렴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유휴·공공부지를 활용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사회적 지주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며 “주택저축 가입자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등 단체를 구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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