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는 매년 뉴러우몐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올해는 대만 관광국 홍콩사무실장인 차이쭝성(蔡宗昇)이 비디오를 통해 ‘2017년 타이베이(臺北) 국제 뉴러우몐 페스티벌’에게 축하 메세지를 전했다.
“이번 행사에는 특별히 8명의 역대 수상자를 초대했습니다. 모두 자신들만의 비법을 가지고 R.I.C.H(Roasted, Impressive, Creative, Healthy)를 달성한 셰프들입니다.”
대만 여행을 가면 ‘딘타이펑(鼎泰豐)’ 본점으로 유명해진 ‘융캉제(永康街)’를 한 번쯤은 방문할 것이다.
특히 뉴러우몐은 ‘대만을 찾은 여행객이 뽑은 음식’ 베스트 1위로 등극하면서 대만에 가면 반드시 먹어봐야 할 음식이 됐다.
뉴러우몐은 대만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다. 뉴러우몐의 역사는 60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대만 민족과 함께 오랜 시간 고락을 같이 해 온 대만의 문화이자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들의 삶의 일부분이 됐다. 대만인이라면 누구나 따끈따끈한 뉴러우몐 한 그릇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민당 정권이 대만으로 이동한 후 대만 요리는 40여 년간 억압받고 격하됐다. 사실 예전에 대만에는 뉴러우몐이라는 음식이 없었다. 뉴러우몐만 없었던 것이 아니라, 그 시절 대만인은 소고기를 먹지 않았다.
지금도 대만 사람들 중에는 소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이 꽤 있다. 그 이유를 물어 보면 대부분 ‘가풍(家風)’이라고 대답한다. 할아버지, 아버지 때부터 먹지 않았고 아직 미신이 강한 대만 사람들은 조상이 먹지 않은 동물을 살생하면 액운이 따른다고 믿는다. 혹시 대만 사람이 한국을 방문해서 같이 식사할 경우가 생긴다면 소고기를 먹는지 물어 보는 것이 에티켓이다.
장제스(蔣介石)가 1949년에 중국내전에서 패해 대만으로 건너온 후 많은 군인들이 함께 대만으로 건너왔다.
특히 가오슝(高雄)에 있는 공군기지의 군인들이 살았던 권촌 마을에 쓰촨성(四川省) 출신 노병이 고향이 그리워 청두(成都)의 요리였던 ‘매운 소고기면(小碗紅湯牛肉)’을 개량해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뉴러우몐은 점차 대중 음식으로 거듭났고, 대만 고유의 식재료와 특제 소스로 국물을 내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의 별미로 발전했다. 뉴러우몐은 엄밀히 말하자면, ‘군대음식’이었던 것이다.
중국의 한 지방 특색 음식으로 시작했던 뉴러우몐은 현재 대만을 대표하는 요리로 육성되고 발전했다. 2005년에는 타이베이시 지원으로 ‘타이베이 뉴러우몐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다.
대중들의 즉각적이고 격렬한 반응으로 첫 행사에서 큰 성공을 거둔 타이베이시는 ‘국제 페스티벌’로 이름을 변경하면서 각국의 정치, 경제, 문화인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행사임을 부각시켰다.
대회를 개최한 류베이베이(劉蓓蓓)는 “단순히 우육면의 최고 맛집을 찾는 것이 아니라, 뉴러우몐이 갖고 있는 문화와 역사의 가치를 드러내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 행사로 운영자부터 소비자까지 그동안 뉴러우몐을 단순히 ‘소고기 국수’로만 취급했던 대만인들의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으며, 대만 음식 문화 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대만은 대부분의 소고기를 외국에서 수입한다. 대만 국내 소고기 점유율은 6%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대만에서 뉴러우몐이 대표 음식을 차지한다는 게 좀 의아스러울 수도 있다.
이런 예는 중국의 국수를 가져다 스파게티로 탄생시킨 이탈리아나 전통 인도 카레보다 더 유명한 카레로 개선시킨 일본에서 보듯이 그 사례가 적지 않다.
최근 우리도 전통 음식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더 높아지고 있다. 너무 먼 옛날 전통을 고집하기 보다는 우리 근현대사의 애환이 서려 있으면서도 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만한 음식을 찾아 새롭게 발전시켜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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