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중국 외교부가 21일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되는 조치여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환구시보(環球時報) 등 관영언론은 "현명한 결정이 아니다"라고 일침했다. 하지만 중국국제공항(에어차이나)의 베이징~평양 항공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하며 일단은 보조를 맞췄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우선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반도 정세는 매우 복잡하고 민감한 상태로 유관국은 정세 완화와 각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 들일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가 상황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1일 '미국,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현명하지 않다'라는 제하의 사평을 통해 "미국에 가한 추가 압박이 북한의 핵보유에 대한 입장을 변화시킬 수 없고 오히려 북한을 자극해 첨예하게 대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이미 충분하다며 "최근 북한이 두 달여간 도발행위를 하지 않아 한반도 정세가 다소 안정된 상태로 이 시점에서 미국의 강력한 제재는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또 "한반도에 다시 한 번 거친 충돌이 예고됐고 이에 따른 최대 피해자는 또 북한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 정권이 주민의 운명을 저버리고 있다고 비난하지만 북한 내부와 북한 주민 오히려 미국에 강한 적개심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관련 소식을 전하며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도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북핵 해결과 한반도 정세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국영 항공사 에어차이나가 수요 부족을 이유로 베이징~평양 구간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고 AP 통신은 21일 보도했다. 중국이 미국에 불만을 표하는 동시에 일단은 발걸음을 맞춘 것이다. 이로써 쑹 부장이 귀국 당시 이용한 20일 저녁(현지시간) 항공편이 마지막 운행됐다. 에어차이나는 지난 4월에도 평양노선을 운항을 중단했다 5월에 다시 재개한 바 있다.
루캉 외교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아직 관련 소식을 들은 바 없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항공사가 해당 노선의 운영상황과 시장수요 등을 고려해 내린 사업적 결정일 것"이라고 답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