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공약 중 하나인 세제개혁안이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상원 예산위원회는 공화당이 제출한 세제개편안을 승인했다고 CNBC 등 현지언론이 2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예산위가 찬성 12표, 반대 11표로 감세안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식시장도 상승으로 화답했다.
◆공화당에서 3명 이상 반대 땐 부결···재정확대 등 부작용 우려 목소리 있어
미국 상원은 이르면 30일 본회의 표결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현재 공화당은 상원 100석 중 52석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반대표가 3표 이상 나올 경우 세제개혁안은 부결된다. 앞서 27일 ABC방송 등 미국 현지 언론은 수전 콜린스(메인)을 비롯해 7명 정도가 세제개혁안에 부정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법안 통과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28일 예산위 표결을 앞두고 보브 코커(테네시)와 론 존슨(위스콘신) 상원의원이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공화당 지도부에 힘을 실어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법안 통과가 수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예산위원회 표결 직전 “상원 통과에 필요한 득표수를 충분히 확보하는 일은 힘든 과정이 될 듯하다”고 지적했다. 반대하는 의원들은 개인의 건강보험 가입 의무화 폐지로 인한 보험료 상승, 대규모 세금 감면으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 등을 우려 사항으로 지적하면서 법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 내년 중간선거 준비용···트럼프에게 크리스마스 선물 될까?
백악관은 물론이고 공화당 지도부는 연내 세제개혁안 통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린 해치(유타) 상원 재무위원장은 세제개혁 법안이 크리스마스 이전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회복될 기미가 없는 가운데, 세제개혁으로 만회에 나서겠다는 것이 백악관의 계산이다. 공화당 역시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최근 주지사 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하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30일 상원에서 감세안이 통과될 경우 연내 세제개혁안 처리는 더욱 속도를 내게 된다. 그러나 상원의 세제안이 하원과 여러 측면에서 다른 만큼 절충작업에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상원의 세제개혁 법안은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ACA) 핵심인 개인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조항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하원과 크게 구분된다. 이밖에 상속세 면제 기준과 소득세 과세 구간, 주·지방세 공제 여부 등 구체적인 감세안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상원 세제 개혁안은 현행 35%인 법인세율을 20%로 내리고 그 시행 시기는 2019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하원이 소득세 과세구간을 4단계로 축소하려 하지만, 상원은 기존의 7단계 유지를 선택했다.
상·하 양원이 각각 제출한 두 법안의 격차는 양원협의회(conference committee)에서 합의안을 마련한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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