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상장사 저평가 깨는 '2세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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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기자
입력 2017-12-0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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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증시에 들어온지 얼마 안 된 2세대 중국계 상장사가 호실적, 주주친화정책으로 '차이나 디스카운트(중국계 상장사 저평가)'를 깨주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 화장품안료업체인 컬러레이는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132억900만원, 75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각각 26.70%, 26.88% 증가한 수치다. 컬러레이는 올해 8월 코스닥에 상장한 '2세대 차이나주'다.

줘중비아오(卓仲标) 컬러레이 대표는 "중국 화장품 시장이 커졌을 뿐 아니라 해외 고객사도 증가했다"며 "산학협력으로 기술력을 강화하고 해외 네트워크를 늘리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역시 2016년 이후 상장해 2세대로 분류하는 오가닉티코스메틱과 크리스탈신소재, 골든센츄리, 헝셩그룹, 로스웰 등 5곳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두 자릿수 이상 늘렸다. 6월 결산인 GRT는 1분기(7~9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5.3%, 15.4% 증가했다. 

이에 비해 2016년 이전에 상장한 1세대 중국계 상장사 7곳 가운데 5곳이 3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2007년 이후 우리 증시에서 상장폐지된 1세대 중국 기업도 9곳에 달한다. 대개 실적 악화나 분식회계 탓에 퇴출을 당했다.

반대로 2세대 상장사는 이를 반면교사 삼아 상장 이전부터 주주친화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 사무소를 열거나 지속적인 배당을 약속했다. 여기에 실적까지 1세대보다 양호해 중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거래소도 우리 증시에 들어오는 외국계 기업에 과거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기로 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외국 기업은 올해 들어 컬러레이와 티슈진(미국) 두 곳뿐이다. 그나마 티슈진은 코오롱생명과학을 모회사로 두고 있어 사실상 한 곳으로 봐야 한다.

해외기업 상장심사가 깐깐해진 영향이 크다. 국내기업과 달리 외국기업은 상장예비심사 청구 전에 거래소와 사전협의해야 한다. 이때 거래소는 외형요건은 물론 국가간 법률 차이, 정관, 기업지배구조, 회계 쟁점사항을 집중적으로 따진다.

3분기부터는 중국 기업 상장을 주관하는 국내 증권사에게 전에 없던 증치세(부가가치세) 검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부실 기업을 미리 솎아내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준이 엄격해진 후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낸 중국 기업은 아직 한 곳도 없다.

거래소 관계자는 "중국은 지방정부마다 다른 회계기준을 적용해 재무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다"며 "이런 맹점을 바로잡으려고 증치세 검증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장 주관사도 취지와 기준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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