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리테일(회장 홍석조)이 편의점 업계 1위 브랜드 CU의 관리 운영에 허점을 노출해 업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28일 본지 취재결과, 한 CU 편의점이 슈퍼마켓 간판까지 내건 채 운영하고 있음에도 본사인 BGF리테일은 이를 인지하지 못했고 제보에도 불구, 한달째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매장은 서울외곽순환도로 시흥하늘휴게소에 입점해 있다. 개장 당시 이 휴게소는 자동차가 달리는 고속도로 위에 떠 있는 국내 첫 본선 상공형 복합휴게소로 화제를 모았다. 연면적 1만6700㎡, 지하 1층~지상 3층, 총 4층 건물로 식당, 푸드코트, 카페 등 32개 F&B 시설과 패션 매장까지 다양하게 입점했다.
이들 매장 중 건물 2층에 약 230㎡(약 70평) 규모로 들어선 CU 편의점이 유독 눈길을 끄는 이유는 매장명을 ‘CU 슈퍼마켓’으로 내걸고 있기 때문. 앞서 지난달 12일 시흥휴게소 개장 당시 언론 보도자료 등을 통해 휴게소 측은 2층 CU 편의점을 슈퍼마켓으로 명기해 논란을 불렀다. 이에 본지는 BGF리테일 측에 슈퍼마켓 표기를 금해줄 것을 권고했지만 한달이 지난 지금도 버젓이 ‘CU 슈퍼마켓’으로 운영 중이다.
이 매장에는 통상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다량의 채소 과일 등을 판매하면서 ‘이제 과일·채소는 가까운 CU에서~’라는 입간판까지 설치해놓고 있었다. 휴게소 입구와 매장내 비치된 안내판에도 지하 1층은 24시간 편의점 CU로 명기한 반면, 2층 편의점은 ‘CU 슈퍼마켓’으로 표기돼 있다. 3층에도 8평 규모의 소규모 편의점 CU가 현재 운영중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고객은 “2층도 편의점인 줄 알고 들어왔는데 채소 과일까지 마트 못잖게 구비해놓고 있어 놀랐다”면서 “편의점인지 슈퍼마켓인지 간판을 봐도 그렇고 헷갈리긴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고객은 “지하1층에도 편의점 CU를 봤는데 2층에는 CU슈퍼마켓이 있어서 다른가 봤는데 별다른 게 없다”면서 “그런데 채소 과일도 팔고 신기한 매장”이라고 말했다. 현장 CU 매장 관계자도 “CU 슈퍼마켓이라고 간판을 내걸었지만 사실은 편의점 CU가 맞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시흥휴게소점의 이같은 운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의구심을 표했다. 한 편의점 본사 관계자는 “편의점과 슈퍼마켓은 업태가 완전히 다르고 무엇보다 기업형슈퍼마켓(SSM)은 월 2회 의무휴업 규제가 있는데 편의점 간판을 내걸고 이렇게 슈퍼마켓처럼 운용한다면 오해를 살 만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BGF리테일 관계자는 “고속도로 휴게소는 합작법인에서 매장을 임대해 운영하는 터라, 일반 편의점 매장과 다르게 운영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다만 슈퍼마켓을 간판에 병용 표기해놓고 있는 부분은 조속히 개선토록 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SSM 진출이라던가 그런 포석은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