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리즘의 대명사로 대변되던 'PD수첩'이 옛 명성과 명예를 회복하고 재기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PD수첩’ 제작진은 "PD수첩이 가졌던 신뢰의 위기를 극복, 우리가 가지고 있던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4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 M라운지에서 열린 MBC 'PD수첩'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MC로 12년 만에 'PD수첩'에 복귀한 한학수PD와 박건식, 유해진, 김재영 PD 등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PD수첩'은 지난 1990년 5월 1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의 심층 취재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다. 앞서 'PD수첩'은 지난 7월 18일 시사교양국 PD들의 제작 거부로 방송을 중단했다가 지난 12월 13일 방송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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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올해 2018년 새롭게 시작되는 'PD수첩' 팀은 복직된 강지웅 부장을 새롭게 팀이 구성됐다. '치과의 비밀'을 보도했던 박건식 PD, '북극의 눈물'을 제작했던 조준묵 PD, '휴먼다큐 사랑'의 거장 유해진 PD, 하우스 푸어를 집중 조명한 김재영 PD 등이 새롭게 'PD수첩'팀으로 합류했다.
한학수 PD는 이번 기자 간담회에서 프로그램을 살려야하는 사명감과 절박함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번 'PD수첩'의 진행을 맡은 한학수 PD는 2010년 파업 이후 비제작부서를 떠돌다 'PD수첩'을 통해 일선에 복귀하게 됐다.
그는 "취재하는 MC, 전달을 잘 한다는 것만이 아닌 프로그램의 본 내용을 가장 잘 알고 PD와 잘 호흡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첫 번째 스텔라 데이지 호 사건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PD수첩’ 팀은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이야기다. 다른 무엇보다 국민들의 안전 시스템 결여와 기득권의 대처에 대한 분노를 함께 느껴왔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상반기 있었던 스텔라 데이지 호 사건으로 우리가 바라는 정부는 무엇인가에 대해 논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두 번째 아이템은 국정원에 대한 것이다. 민주주의의 후퇴를 이야기할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왜 촛불을 들어야 했는가에 대해 논할 예정”이라 덧붙였다.
한학수 PD는 "12년 만에 복귀하면서 마음이 한편으로는 무겁고 책임감이 아주 100배 1000배가 됐다"며 "초심을 갖고 하나하나씩 잘 하다 보면 우리가 갖고 있다면 신뢰,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 새롭게 시작하는 'PD수첩'이 잘 해나갈 수 있도록 격려해주시고 부족한 점 질책해달라. 언제든지 시청자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각오가 돼 있다. 이전보다 훨씬 더 한 걸음이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스스로를 갖춰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에 김재영PD도 한학수PD만의 진행 강점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한학수 PD가 MC를 맡게 됐는데 그 부분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진행자가 현장을 직접 찾아가고 중요한 인터뷰를 진행자가 직접 할 것"이라면서 "신뢰도가 굉징히 높은 한학수 PD이기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점을 강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큐를 사랑하셨던 선배들이 돌아오셨는데 좋은 이야기들을 만들던 선배들이 돌아오셨다. PD저널리즘의 강점은 서사구조가 강하다는 부분인데 돌아온 선배들이 강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김재영 PD는 PD저널리즘 회복 뿐만 아니라 새 지평을 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PD수첩'이 PD저널리즘의 대명사로 표현되기도 했는데 지난 MBC가 사회적 기능을 못하게 되면서 'PD수첩'의 빈자리를 다른 매체에서 채운 것도 사실"이라면서 "새롭게 출발하는 저널리즘의 새 지평을 열고 시청자와 호흡하는 저널리즘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2010년~2011년 그 당시 'PD수첩'만의 강점이라고 한다면 데이터 저널리즘이 있을 것 같다. 그 당시 시작을 하다 만 부분이 있는데 새롭게 시작하는 부분에서는 데이터 저널리즘과 같은 과학적이고 치밀한 이야기를 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PD수첩은 달라진 점으로 PD의 진행을 강조했다. 그간 'PD수첩'의 진행은 쭉 PD들이 해왔지만 이번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 PD는 "진행자가 현장에 직접 찾아가고, 중요한 인터뷰를 직접 하며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지점을 찾으려 한다"며 "내 기본적인 콘셉트는 취재하는 PD다. 단지 전달을 잘하고 세련된 테크닉을 보여주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프로그램을 잘 알고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사람이 나라고 생각하고 PD들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학수PD는 'PD수첩'이 돌아오면서 형식적인 고민을 담았지만 과거 'PD수첩'이 사랑받았던 이유 중 하나였던 꾸밈 없이 사실을 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PD수첩'이라고 하는, 프로그램 제작이 힘들고 송사에 휘말리기 쉬워 PD들에게도 3D 업종이지만 프로그램을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과 절박함이 있었다"면서 "한때 우리 팀이 소박하고 있는 그대로 꾸미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려던 것이 강점이었던 시대가 있었다. 좀 더 우리의 내용을 전달력 있게 세련된 방식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형식적인 고민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앞으로 'PD수첩'의 적극적인 변화 방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한학수 PD는 "우리의 욕심은 전성기를 뛰어넘는 것을 달성하고자 한다. 2005년, 2010년 언저리에 느꼈던 고민은 한국사회의 민주주의, 가려움을 긁어주는 것에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넘어야 할 지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완성도를 어떻게 높일까 고민하던 와중에 후퇴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형식적인 문제로는 세련된 방식으로, 다양한 장치를 개발할 것이고 전달하는 방식도 좀 더 쉽고 친화적으로 풀어나가겠다. 그 외에 반론도 충실하게 드리겠다. 최승호 PD가 '공범자들' 등 영화에서 보여줬던 것 이상으로 당사자들에 대해 진지하게 반론을 보여주고 반론의 핵심을 프로그램에 담으려고 한다. 말로만 균형 잡힌 보도가 아니라 충분한 반론을 프로그램에 녹여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건식PD는 ‘PD수첩’이 가진 소통의 차이가 뭘까 라는 물음표에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공적 투쟁을 많이 다룰 것이다. 흥미 위주보다는 공적 담론을 소중하게 다룰 것이다. 소외되고 약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둘 것이다. 전달 서사구조를 어떻게 할지 고민이다.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PD수첩’ 팀은 “송사를 피할 생각은 없다. 그렇지만 송사가 많은 것은 자랑이 아니다. 충실하게 반론을 들으려고 한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또한 “송사를 무서워서 더러운 곳에 가지 않거나, 갈등의 현장에서 외면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라는 모토에 맞게 할 것이다. 변호사들과 내부적으로 충실한 반론과 내용 보도를 통할 것이다. 내용적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뚜렷한 가치관을 보였다.
또한 'PD수첩'은 시청자들의 제보를 강조하기도 했다. 제보를 소중히 여기며, 이제까지 'PD수첩'이 외면 받아온 지난 몇 년 간의 세월을 떠올리며 제보자들을 만나겠다는 약속을 한 것. 또한 시청자 친화적인 이야기 구성으로 한층 이해가 쉬운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며, 좋은 내용을 가지고 있는 독립 PD와도 얼마든지 협업하며 "본사 PD들만 방송을 만든다는 기득권 적인 의식을 모두 내려놓겠다"는 말도 더했다.
한편 'PD수첩'은 매주 화요일 밤 11시1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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