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명절 ‘춘제(春節·음력설)’를 앞두고 전통 바이주(白酒·고량주) ‘마오타이(茅台)’의 가격이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시장 내 공급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마오타이주 판매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면서 제품의 본질이 마시는 술이 아닌 투자용 제품으로 퇴색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말 구이저우(貴州)마오타이그룹은 올해 초부터 각 제품들의 공급 가격을 평균 18% 인상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현재 마오타이주의 공장 출고 가격은 819위안에서 969위안(약 16만원)으로 오른 상태다. 물류비 등이 포함된 권장 소비자 판매가격은 1299위안이지만, 실제 팔리는 가격은 1500위안을 웃돌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1800위안에 팔리기도 한다.
중국 주류 판매 프랜차이즈 주라오반(酒老板)대표인 마궈밍(馬國明)은 “지난해 12월 ‘2017년 마오타이 판매상대회’가 열렸는데 이때부터 판매상들이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며 “마오타이의 대표 상품인 ‘페이톈(飛天) 53도’의 가격은 1850위안까지 뛰었다”고 말했다.
마 대표는 “마오타이가 출고가를 상향 조정하는 것도 판매가격 상승의 배경이지만, 그보다 시장 내 공급물량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상하이(上海)의 131개 상점 가운데 ‘페이톈 53도’ 재고를 확보한 곳은 20개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올해 마오타이주 가격이 공급 부족과 출고가 상승으로 병당 2000위안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 대표는 “마오타이주 품귀 현상으로 소비자들은 가격보다 제품 확보에 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재고를 확보한 소매상들이 소비자 심리를 이용, 마오타이주 가격을 2000위안까지 올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내다봤다.
중국중앙(CC)TV 차이징(財經)은 “지난 3일 시중 마오타이주 가격은 1499위안으로, 마오타이주 2병 값이 황금 1g의 가격과 비슷한 수준에 달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오타이주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속된 가격 상승으로 마오타이주를 마시는 술로 사야할지, 투자용으로 사야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춘제를 앞두고 마오타이주 도매가격이 1600위안 대를 유지하고, 내년까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리창(李强) 동북증권 연구원은 “중국 민간 소비구조가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수요 구성과 소비 능력 향상을 바탕으로 오는 2020년 전까지 고급 및 중고급 바이주에 대한 수요는 연간 15.5%의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며 “반면 공급은 업계의 생산능력 제한으로 성장률은 12.5%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마오타이주 가격 상승세는 맥주업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베이징천바오(北京晨報)에 따르면 화룬쉐화(华润雪花), 칭다오(青島)맥주 등 중국 대표 맥주 제조·판매업체들은 지난 1일부터 공장출고가 상향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옌징(燕京)맥주, 화룬쉐화, 칭다오맥주는 500ml 병맥주와 캔맥주의 출고가를 10~20%가량 올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등 생산원가가 갈수록 높아지고, 환경보호세 징수 요인도 있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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