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형 건설사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재무통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건설산업 침체 우려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와 경영 효율성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업계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새로 취임한 대형 건설사 CEO들 대부분이 재무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들이다.
새로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으로 선임된 이영호 부사장은 재무 전문가로 손꼽힌다. 삼성SDI 경영관리와 감사담당, 삼성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을 역임했고, 삼성물산에서는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경영지원실장을 겸임했다.
박동욱 현대건설 신임 사장도 그룹 내에서 재무통으로 통한다. 1988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이후 1999년 현대자동차로 옮겨 재무관리실장과 재경사업부장 등을 거쳤고 2011년 현대건설로 복귀해서는 재경본부장을 맡았다. 작년 말 선임된 김대철 현대산업개발 총괄사장도 경영관리부문 사장을 역임하는 등 기획과 재무분야에서 주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앞서 지난 8월 선임된 송문선 대우건설 사장도 산업은행에 입행해 경영관리부문 부행장을 지냈고, 대우건설에서는 CFO를 역임했다. 연임에 성공한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역시 구조조정 전문가로 꼽힌다.
이처럼 재무 전문가들이 주요 건설사의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되면서 각사는 공격적 수주를 통한 외형 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 경영 효율성 개선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비용을 절감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인력 및 사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높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초과이익환수제, 대출 규제 등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올해 주택 시장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해외 사업 확대 역시 불투명해 건설산업 전반적으로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통이 CEO를 맡았다는 것은 지출부터 꼼꼼히 따져서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 아니겠냐"면서 "특히 올해는 업황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에 각 조직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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