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안팎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강행하고 있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이 산하 이동통신 사업 자회사 소프트뱅크를 연내 도쿄증권거래소에 본격 상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신규 주식공모(IPO)를 통해 조성될 막대한 자금을 통해 재무 체질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분야 투입에 전념하며 세계 주요 IT 기업과의 경쟁을 본격화할 태세이다.
로이터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SBG는 소프트뱅크를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할 방침을 굳히고 빠른 시일 내에 도쿄증시 등과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자금조달액은 사상 최대 규모인 2조엔(약 19조173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SBG는 소프트뱅크 상장 후에도 지분의 70%를 계속 보유하고 나머지(30%) 부문은 투자가에 양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IPO에는 일본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가들도 폭넓게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또한 영국 런던증권거래소 등 해외시장에서의 동시 상장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일본 이동통신 시장에서 NTT도코모, KDDI와 3강 경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4~9월 영업이익만 4000억엔(약 3조8364억4000만원)을 넘는 등 SBG의 핵심 수익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IPO는 이통 분야를 따로 상장시킴으로써 재무 체질을 개선한 뒤 또 다른 새로운 분야에 대한 투자 창출로 이끌기 위한 복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SBG는 다수 정보기술(IT) 기업에 잇따라 투자하고 미국 이동통신사 스프린트와 영국 반도체 설계사 암홀딩스를 매수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10조엔 규모의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를 설립하는 등 투자 회사로서의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에는 비전 펀드를 활용해 독일 온라인 자동차몰에 약 4억6000만 유로(약 5971억원)를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과감한 투자 행보 속에 지난해 9월 말 기준 SBG의 이자부 부채는 약 14조엔 규모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자본 비율도 2016회계연도 말 기준 14.6%였다. 이번 소프트뱅크 상장을 계기로 투자 회사로서의 성격을 분명히 한 뒤 새로 조달한 자금을 또 다른 성장 분야에 투입, 신흥국 등 외국 IT 기업과의 경쟁에 본격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모회사인 소프트뱅크그룹이 이미 상장되어 있는 만큼 자회사 IPO까지 확정된다면 도쿄증권거래소의 심도 있는 심사 대상이 되기 때문에 다른 방안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고 NHK는 전했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 상장할 경우, 자회사가 모회사로부터 독립적인 경영 판단을 하는지 여부 등 감독기구의 심사 항목이 많아지는 탓이다.
연내 상장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소프트뱅크 주식은 마지막 거래일보다 장중 6% 상승하는 등 시장 기대감을 높였다. SBG 측은 "현재 자본 정책에 관한 다양한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며 "주식 상장은 옵션 중 하나로 공식 결정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고 NHK는 보도했다. 소프트뱅크 상장 신청 여부는 빠르면 오는 봄까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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