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상에서 실시간 검색어 순위 전쟁이 벌어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4일 온라인상에서는 이른바 문꿀오소리라고 불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반문 세력이 '평화올림픽'과 '평양올림픽'이라는 용어를 두고 일전을 벌였다.
상황의 시작은 이렇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문 대통령의 생일을 맞아 축하의 의미로 '평화올림픽'을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올리자는 이벤트를 열었고, 반문 세력들은 '평화올림픽' 대신 '평양올림픽'을 검색어 1위로 만들자며 맞불을 놓았다.
'평양올림픽'이라는 단어는 자유한국당에서 평화올림픽을 표방하는 정부의 행보를 비판하면서 나왔다.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구성과정에서 일부 선수들이 출전을 할 수 없게 돼 좋지 않은 여론이 형성됐고 북한의 현송월이 공연장 점검을 이유로 서울과 강릉을 방문했을 때 우리가 너무 저자세로 이른바 '모시는 것'아니냐는 비판에 정치적 프레임을 씌운 것이다.
이러한 양측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평화올림픽'과 '평양올림픽'은 하루종일 엎치락 뒤치락하며 포탈 실시간 검색어에 머물렀다.
이에 정치권도 반응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가)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으로 변질됐다고 하니 아프긴 아픈 모양이다. 과거 아시안게임에서도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했다고 청와대에서 반박을 했지만, 과거 상황하고 지금 상황이 같은지 되묻고자 한다"고 반문했다.
이는 전날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이 "야권이 평창올림픽에 '평양올림픽'이라는 낡은 딱지를 붙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한 데 대한 대응이다. 홍준표 대표는 "지금은 북핵으로 세계가 하나가 돼 북핵 제재 국면으로 가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만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현상을 놓고 전지현 변호사는 한 방송에 출연해 "지금 북한이 가장 원하는 게 '남남갈등'이다.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국민의 마음을 대변했다.
또 "만약에 보수당이 정권을 잡았어도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를 한다고 하는데 반대를 했을까? 이번 '평창올림픽'은 올림픽이라는 인류평화의 어떤 목적이 있는 거고 북한과의 대화의 물꼬가 될 수 있는 기로에 있는 건 맞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한체육회 내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IOC위원장인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불과 2년 전 만해도 "평창올림픽때문에 잠을 못잔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여기에 더 나아가 평창올림픽의 준비상황에 IOC가 신뢰를 갖지 못해 한·일 분산 개최 이야기가 조심스레 오고갔다고 하니 그 분위기가 어땠을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최근 발언을 살펴보면 IOC가 이번 평창올림픽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나는 과거 분단 경험이 있는 독일 출신으로서, 이번 평창올림픽이 보낼 평화의 메시지가 얼마나 강력할지 잘 알고 있다. 북한도 다른 나라들처럼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IOC의 수장이 직접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남북 단일팀 결정에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며 보수진영의 '평양올림픽' 지적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66번째 생일에 지지자와 반문 세력 양측은 평화와 화합의 상징인 '올림픽'이라는 단어를 두고 완전히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러한 상황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통령의 생일에 촉발된 실검전쟁과 남남갈등. 한반도는 세 갈래로 쪼개져 평화없는 평창올림픽이 될 처지에 놓여 있다. 승자없는 실검전쟁 접어두고 평창올림픽이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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