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여항(閭巷)문인 정내교(鄭來僑·1681~1759)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술 마신 자는 취해도 때가 되면 깬다. 하지만 벼슬하는 사람이 취하면 재앙이 닥쳐와도 깨는 법이 없다. 슬프다.(噫, 酒者之醉, 有時而醒, 官者之醉, 旤迫而醒無日, 哀哉)”(<잡설(雜說)> 중)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취기에 못 이겨 술이 술을 마시는 지경까지 이르면, 제집은 물론이고 그 자신조차 찰나에 잊게 된다. 그나마 시간이 지나면 내가 원치 않아도 술이란 깨기 마련이나, 권력의 갈증은 이와 달라서 좀처럼 싫증나지 않는다.
연일 지난 권력의 취기(醉氣)가 회자되고 있다. 취한 세상에 홀로 깨어 불우했던 굴원(屈原)의 시대가 있는가 하면, 올바른 민심들이 깨어 있는 시절 또한 오는 법이다. 이 또한 희망이라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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