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중수부’ 서울청 조사4국 인력‧조사비중 줄인다

조사인력 줄여 정기 세무조사 업무로 재배치

시민감사관‧퇴직자 사적접촉 신고제도 신설

국세청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인력을 줄이고 비정기 세무조사 비중을 줄인다. 서울청 조사4국은 ‘국세청 중앙수사부’로 불리며 굵직한 특별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과거 조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담당했고, 최근에는 실소유자 의혹이 일고 있는 다스, 가상화폐 1위 거래소인 빗썸 세무조사를 맡은 곳이다.

국세청은 31일 2018년도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를 열고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확정했다. 변화된 국세행정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29일 국세행정 개혁 태스크포스(TF)가 권고한 내용을 추진과제에 반영했다.

우선 국세청은 세무조사 절차의 공정‧객관성을 제고하고, 신고검증 절차를 개선해 납세자 권익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치적으로 악용된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은 비정기 세무조사는 납세자보호위원회에 대상선정‧집행 심의 기능을 부여하고, 위법‧부당한 세무조사의 경우 위원회 심의로 조사를 중지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비정기 세무조사를 주로 담당하는 서울청 조사4국은 인력을 줄이고 비정기조사 비중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청 조사4국 조사 인력은 200명 정도다. 인력 축소 방침이 확정된 만큼 국세청은 업무량을 분석해 직원을 얼마나 줄일지 결정한 뒤 정기 세무조사 업무로 재배치할 방침이다.

비정기 세무조사 비중도 올해 4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총 조사 대비 비정기 조사 비중은 2015년 49%에서 2016년 45%, 지난해 42%로 매년 감소해 왔다.

조사대상 선정의 중립성을 담보하기 위해 세무조사 영향력 행사 금지 및 제재방안 마련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관할 지방국세청이 아닌 다른 관서에서 세무조사를 진행하는 교차조사를 적법하고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해 요건‧기준‧사후관리 등을 훈령에 명확히 규정하기로 했다. 부산 지역에 있는 업체를 서울청 조사4국이 세무조사를 진행할 때 사유와 절차 등의 규정을 철저히 따져 묻겠다는 얘기다.

조사국 직원들의 실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성과평가 때 조사실적 비중을 축소하되, 절차 준수여부나 과세품질 제고 노력 등의 정성평가 비중을 확대한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국세공무원의 청렴성을 높여 국민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시민감사관 제도와 퇴직자 사적접촉 신고제도를 신설한다.

시민감사관은 직원 청렴도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부패 취약요인 등을 평가하는 제도다. 일반납세자‧시민단체‧교수 등을 위촉할 예정이다.

사적관계 신고제를 현행 조사분야에서 단순 민원업무를 제외한 모든 분야로 확대‧적용하고, 퇴직자와 사적접촉에 대한 신고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이날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세무조사 전 과정에서 부당한 측면은 없는지, 법적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등을 엄격히 통제‧관리해야 한다”며 “세무조사 운영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세무조사에 대한 신뢰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