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원전공룡'의 탄생이 정말로 임박했다. 국무원이 중국핵공업그룹(이하 중핵그룹, CNNC)과 중국핵공업건설그룹(이하 중국핵건, CNEC)의 합병안을 드디어 승인했다.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가 지난달 31일 "국무원의 승인을 얻어 중핵그룹과 중국핵건 인수합병을 시작하며 중국핵건이 중핵그룹에 흡수돼 더 이상 국자위의 관리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신경보(新京報)가 1일 보도했다. 합병계획이 드디어 실제 추진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두 중국 원전 국유기업의 합병안이 공개된 것은 지난해 3월의 일로 1년여만에 본격적인 추진 궤도에 올라섰다. 중핵그룹은 지난해 3월 17일 산하 상장사인 중핵쑤파(蘇閥)하이테크(중핵하이테크, 000777) 공시를 통해 중핵그룹이 중국핵건과의 전략적 합병을 계획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시점부터 두 기업의 '합병설'이 '합병계획'으로 현실이 됐다.
그리고 이번에 국무원의 승인을 얻어 본격적으로 합병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31일 중국핵건도 공시를 통해 "중핵그룹과 중국핵건의 전략적 합병안 당국의 승인을 얻었다"면서 "합병이 마무리되면 실질 경영권은 중핵그룹이 갖게 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총자산 5000억 위안(약 80조원)을 크게 웃도는 거대 원자력 공룡이 또 탄생하게 됐다.
중핵그룹은 2016년 기준 총자산 약 4500억 위안으로 매머드급 국유기업이다. 중국 원자력업계의 '거물 중 거물'로 100여개가 넘는 사업단위와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 핵 관련 군수업, 원자력 발전, 핵원료, 핵기술 응용, 핵을 이용한 환경보호공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개발(R&D), 인프라 건설과 생산경영, 대외협력과 수출입 업무 등에 종사하고 있다.
중국핵건은 중국 '원자력 건설의 최강군'으로 불리며 주로 원전건설, 군수업, 원자력 등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총자산은 700억 위안 정도다.
두 기업의 합병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주고 관련 기업에도 상당한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지난해 두 기업의 실적이 급등세를 보인 것도 이러한 기대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중핵그룹의 누적 상업용 발전량은 1007억4700만 킬로와트시(kwh)로 전년 대비 15.71% 증가했다. 중국핵건의 경우 지난해 체결한 신규계약 규모가 852억4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25.7% 급증했다.
인허증권(銀河證券)은 "앞으로 3년 중국의 원전업계가 고속 성장기에 진입할 것"이라며 이번 합병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업계 전문가들도 "원자력에너지 기술 개발, 원전 발전 등의 관점에서 볼 때 두 기업이 하나로 재탄생하는 것은 산업 전체 경쟁력을 크게 높여줄 것"으로 평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핵그룹과 중국핵건의 합병은 중국 당국의 '국유기업 개혁' 추진에 따른 것으로 원자력 업계의 두 번째 국유기업 합병이다. 지난 2015년에는 중국전력투자그룹(CPI)과 국가핵전기술공사(SNPTC)가 합병해 총자산 7000억 위안의 국가전력투자그룹(SPI)이 탄생했다.
올해 중국 국유기업 합병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선잉(沈瑩) 국무원 국자위 총회계사는 지난달 17일 중앙정부 소속 국유기업 상황을 소개하면서 "개혁의 핵심은 국유기업간 합병으로 중앙 국유기업 수를 98곳으로 줄였다"면서 "앞으로 산업 간, 업·다운스트림 간 합병과 구조조정에 주력해 기업 경영효율을 계속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일류기업을 탄생시키고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 구상 추진에 있어 중국 기업의 입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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