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의 한 대형 면세점이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차별해 논란이 확산되자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번 유커 차별 논란은 런던 히스로 공항에 입점해있는 월드듀티프리(WDF) 면세점이 VIP 쿠폰 할인행사를 발급하는 과정에서 중국인을 차별했다는 글이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되면서 불거졌다고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 등 현지 언론들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히스로 공항 제2터미널 WDF 면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한 유학생은 ‘영국 히스로 공항 면세점에서 쇼핑한 적이 있는 중국인들에게’라는 제목의 글에서 WDF 면세점 측이 중국인 소비자들은 최대 1000파운드(약 150만원)를 구매해야 VIP 쿠폰을 주는 반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겐 79파운드만 사도 VIP 쿠폰을 주고 있다고 폭로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WDF 면세점 측은 지난 12일 공식 트위터에 영문, 중문 성명을 올려 중국인들에게 사과했다. WDF측은 할인행사 중 발생한 오해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체 조사결과 즉각 할인행사 과정 중 불거진 문제를 처리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히스로 공항 측에서도 성명을 발표해 "모 협력파트너의 할인쿠폰 행사로 빚어진 사태에 깊은 사과의 뜻을 표한다"며 "협력파트너는 이미 조사후 해당 문제를 바로잡았다"고 전했다.
다만 면세점 측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은 '왜 중국인을 '차별'했는지 설명이 없다", "알맹이가 없는 사과다", "배상을 해줘야 한다"며 여전히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또 트위터를 통한 사과가 아니라 정식 사과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커 차별과 관련해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3일 "중국인은 소비 주력군임에도 불구하고 '희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신문은 "지난해 영국에서 유커들의 소비액은 전년보다 27% 증가했으며, 특히 지난해 춘제때 소비액은 93% 급증했을 정도로 영국에게 중국인 소비자 중요한데 차별했다"고 꼬집었다.
딩이판(丁一凡) 중국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연구원은 "이는 한편으론 뼛속깊이 중국인을 깔보면서 또 한편으로는 돈많은 중국인을 '호갱'으로 보는 영국인의 이중적 심리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환구시보는 이날 사평에서도 "이는 전형적인 '바가지' 행위"라며 "유럽의 상징적 시설의 상업 서비스가 이토록 비도덕적일줄은, 히스로 공항에게 꿍꿍이가 있을 줄은, 이런 체면깎이는 짓을 할 줄은 중국인들은 생각도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평은 "유럽 문명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꼽히는 히스로공항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은 영국인에게 망신일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의 유럽 상점에 대한 전체적 이미지에도 마이너스가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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