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더미에 올라앉은 중국 부동산재벌 완다(萬達)그룹이 이번엔 해외 축구 명문구단 지분도 매각하기로 했다. 앞서 관광·호텔·부동산·영화 사업에 이어 스포츠 사업 매각에도 나선 것. 이를 통해 완다그룹은 부채를 줄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완다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스페인 명문 축구구단인 마드리드 아틸레티코(AT 마드리드) 지분 17%를 퀀텀파시픽그룹에 넘기기로 했다고 구단은 최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고 매일경제신문 등 중국 현지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구체적인 매각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로써 완다가 보유한 지분은 3%로 줄어든 반면 퀀텀파시픽그룹 지분은 기존의 15%에서 32%로 늘었다. 완다는 이번 지분 매각이 글로벌 전략의 일환이라며 완다는 앞으로도 스폰서로서 구단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완다는 지난 2015년초 4500만 유로(약 597억원)를 투자해 AT 마드리드 지분 20%를 매입했다. 당시 현지 언론들은 유럽 축구팀에 처음 투자하는 중국 회사라며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AT 마드리드의 홈구장 이름은 아예 '완다 메트로폴리타노'로 지었다.
완다는 당시 글로벌 스포츠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며 스위스 스포츠마케팅업체 인프런트스포츠미디어그룹을 10억 유로에 인수하고, 세계 철인3종 경기를 주관하는 미국 세계트라이애슬론(WTC) 지분 100%를 6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올 초엔 완다 산하 스포츠 사업의 홍콩 증시 상장 계획 소문도 흘러나왔다.
시장은 완다가 AT 마드리드 지분을 대폭 매각한 것은 지난 2014년 매입한 마드리드 랜드마크인 '스페인빌딩' 재건축 계획을 스페인 현지 정부가 반대하고 나서면서다. 완다는 결국 손해를 감수하며 해당 빌딩을 팔아야만 했고, 이후 완다의 스페인 투자 흥미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이번 지분 매각은 완다의 자산 구조조정과도 관련이 있다.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가 대규모 해외 인수합병(M&A)에 따른 자본 유출과 기업 자산건전성 악화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면서 주요 타깃으로 지목된 완다는 부채를 줄이기 위한 자산 구조조정에 주력해왔다.
왕젠린(王健林) 완다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해외 부채를 모두 청산하겠다"며 "비핵심자산 매각, 경영권 유지 조건아래 지분매각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한때 글로벌 M&A 시장 포식자로 불리던 중국 HNA그룹도 중국 금융당국이 겨냥하는 또 다른 타깃이다. HNA그룹은 지난 16일 보유하고 있는 도이체방크 지분을 기존 9.2%에서 8.8%로 줄였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HNA가 앞서 9일 지분을 9.9%에서 9.2%로 줄였다고 공시한지 일주일만이다.
자금난에 처한 HNA그룹은 최근엔 미국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지에 있는 상업용 부동산을 처분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자산을 대규모로 조정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