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음악은 누군가를 꿈꾸게 하고 우리는 당신의 음악을 꿈꾸게 합니다.”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의 슬로건이다. 1988년 설립된 음실련이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이했다. 음악실연자연합회는 음악실연자들의 권익을 도모하는 저작인접권 관리단체다. 창립 3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에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제2대 김원용 회장(63)을 아주경제가 가양동 음실련회관에서 직접 만나봤다.
김원용 회장은 음실련에서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조하며 음악실연자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는 등 왕성하게 활동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회장에 당선돼 임기 3년차를 맞이했다. 내년까지 주어진 임기 안에 수행할 그의 목표는 '회원들의 권익 향상'이다.
김 회장은 음악실연자의 권리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음실련은 1988년 정부로부터 법인설립허가 및 방송보상금 수령 단체로 지정된 뒤 2000년 신탁관리업 허가, 2008년 디지털음성송신보상금, 2009년 공연보상금 수령 단체로 지정되면서 국내 유일의 음악실연자를 대표하고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명실상부한 저작인접권 관리단체로 성장했다.
음실련의 회원은 개인회원과 특별회원으로 분류되는데 대중가창, 대중연주, 국악, 순수음악 분야 1만8000여명의 개인회원이 있고(대표적으로 SM엔터의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JYP엔터의 박진영, 원더걸스, YG의 빅뱅, 2ne1, FNC의 FT아일랜드, AOA 등) 음악실연자로 구성된 단체인 6개 특별회원(대한가수협회,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한국가수협회, 한국레코딩뮤지션협회, 한국연주자협회, 한국국악협회, 한국음악협회)이 함께 활동 중이다.
음실련은 저작권료 징수·분배 외에 실연자 권익보호를 위한 다양한 사업들도 진행한다. 미래 음악실연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보면대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착한보면대 나눔활동, 실력은 있으나 발휘할 무대나 기회가 없는 인디뮤지션을 지원하는 독립뮤지션 발굴사업, 실연자 활동개선을 위한 정책적 활동, 실연자들의 권리를 알리기 위한 홍보사업 등 다채로운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는 "음실련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회원 분들이 반신반의했죠. 그러다 2007년 성명표시권이 도입됐습니다. 그 전에는 앨범에서 가수들의 이름은 표시되지만 밴드나 세션 등의 이름은 표시되지 않는 것이 관례였습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음실련의 활동으로 회원들의 권익이 조금씩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회원들의 믿음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대중음악 가창, 대중음악 연주, 국악, 순수음악 등 네 개 분야가 연합했는데 분야 구분을 떠나 회원들이 똑같이 어우러지고 활동할 수 있게 하려고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밝혔다.
2016년 회장에 당선된 후 김원용 회장이 최우선을 두고 시행하고 있는 회원복지사업은 실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김 회장은 "2017년 회원복지사업을 최초로 시행했습니다"라며 "음실련의 복지사업에는 원로회원 복지금 지급, 병위문금 지급, 회원 경조비 지원 등이 있는데 특히 원로회원 복지금의 경우 70세 이상 원로회원 분들께 월 10만원씩 지급해드리는 등 수익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원로 회원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년에는 지원대상을 65세까지 확대해 더 많은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라고 밝혔다.
또 그의 재임 기간 중 회원 1만8000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김 회장은 "음실련의 꾸준한 홍보 등으로 최근 기하급수적인 회원 증가로 2011년 5000여명이던 회원이, 2015년 1만명, 2017년 1만5000명을 달성했고, 현재 1만8000명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물론 저의 노력만이 아니라 전체 음실련 회원 분들이 협회 활동에 관심을 갖고 힘써준 덕분입니다"라며 음실련에 대한 내·외부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실연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그리고 실연자들이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음실련에 가입해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과 회원들의 관심 속에 음실련의 징수액은 2017년 37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2007년 당시 50억원이던 징수액이 10년 사이 7배가량 증가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무엇보다 2015년 음실련회관을 마련해 이사한 가운데 회관 마련을 위해 차입한 30억원을 5년 내 상환할 예정이었으나 3년 만에 전액 상환을 끝냈다. 빚 없는 우리 집이라는 실연자들의 쉼터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 그는 "우리 건물이 생겼으니 음악실연자 분들을 위한 창작활동 공간으로 운영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누구든 음악하고 싶은 사람은 와서 음악할 수 있게 최소한의 유지보수를 위한 관리비만을 받고 복합문화공간 뮤즈홀을 대여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재임 중 '전문경영인 평가제'를 도입한 것 역시 주요 성과 중의 하나다. 음실련에는 회원들의 대표자인 회장과 함께 사무처를 운영 관리하는 전문경영인인 전무이사가 존재한다. 전문경영인의 업무 및 성과를 평가하는 평가제를 2017년 최초로 도입해, 운영에 대한 투명성을 보장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 모든 성과가 자신의 노력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전 회원이 힘써준 덕분"이라고 겸손하게 손사래를 쳤다.
그는 "아직도 할 일이 많습니다"라며 △실연자들의 음악사용료 징수율 개선 △성명표시권 및 실연정보 확보 △독립뮤지션 및 원로뮤지션 활동 지원 △타 권리자 대비 낮은 음악실연자에 대한 인식 제고 등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미국의 경우, 음악서비스사업자는 실연자들에게 약 11%의 몫을 분배합니다. 그에 반해 국내 음악서비스인 멜론, 벅스 등에서 나오는 음악사용료 중 실연자들의 몫은 겨우 6%로 저작권자(10%), 음반제작자(44%), 유통사(40%)에 비해 현저히 낮으며, 개선이 시급합니다. 음실련에서도 해외사례수집 및 시장상황에 대한 연구조사, 공청회 등을 진행하여 징수율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 "작사, 작곡가의 경우 앨범이나 크레딧 상에 이름이 당연히 기재되지만, 실연자의 경우 가수 외에는 이름 표기가 많이 안되는 편입니다. 음실련에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름 표기의 주체인 음반제작사와 상생협의 워크숍을 개최하고, DB 고도화, 홍보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우리 능력만으로는 어려움이 있어서 아쉽습니다. 이에 법 개정을 위하여 국회 쪽의 협조와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음실련은 회원님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언제나 가까이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음실련이 회원님들 곁에 있다는 점을 잊지 마시고 음악활동을 이어나가시기 바랍니다. 음실련도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고사성어처럼 회원님들의 권리를 위해 굳은 의지를 가지고 뚜벅뚜벅 노력하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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