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보건소는 수원시자살예방센터와 함께 2월 26일부터 28일까지 수원 남부(26일)·서부(27일)·중부경찰서(28일) 소속 경찰관 1400여 명을 대상으로 자살 예방을 위해 활동하는 ‘게이트키퍼(gatekeeper)’ 양성 교육을 시행했다.
‘게이트키퍼’는 자살 위험성이 높은 사람을 조기에 발견해 상담과 치료를 받도록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시민의 생명을 자살로부터 지켜준다는 뜻에서 ‘생명사랑지킴이’라고도 불린다.
이번 교육은 업무 현장에서 자살 고위험군을 접할 기회가 많은 경찰관들이 시민을 위한 생명사랑지킴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보고 듣고 말하기’를 주제로 한 이날 교육에서는 자살을 암시하는 언어·행동·상황 신호를 ‘알아보는 법’(신호 인식), 자살을 생각하는 이유를 효과적으로 ‘듣는 방법’(지속적인 관심), 자살 위험도를 점검·평가해 전문기관에 ‘설명하고 도움을 의뢰하는 방법’(전문 서비스 연결) 등에 대한 설명이 이뤄졌다.
실제 자살 사건이 발생한 경우 흔히 듣게 되는 말로 “이런 충동적인 일을 벌일 사람이 아닌데…”, “그 정도 일이 자살로 이어질 줄은 몰랐어”, “죽을 이유가 없는데 왜 죽었나” 등이 있다. 주변인들이 자살을 암시하는 각종 신호에 둔감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살을 암시하는 언어적 신호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어”, “자살하는 사람 심정을 알 것 같아” 등 직접적 표현 이외에 △“내가 없어지는 게 낫지”, “난 아무짝에도 쓸모 없어” 같은 절망감·좌절감 표현 △“모든 게 귀찮아”, “세상에 나 혼자밖에 없는 것 같아” 같은 지나친 감정 표현 △“요즘 계속 잠을 못자”, “입맛도 없고 밥을 못 먹겠어” 같은 신체적 불편 호소 등이 모두 자살을 암시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
행동 신호에는 우선 손목에 난 상처 같은 ‘자해 흔적’, 약을 사 모은다거나 유서를 작성하는 등 ‘자살을 준비하는 행동’이 있다. 그밖에 갑작스런 음주량 증가, 분노·불안 같은 감정조절 장애, 대인 기피, 불면증 등 전에 없던 행동을 보이는 경우에도 자살 위기를 의심해야 한다.
상황 신호는 당사자가 처한 견디기 힘든 상황을 말한다. 해고·실직 위기, 예후가 좋지 않은 질병, 가족이나 사랑하는 이를 잃은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김순애 장안구보건소 정신보건팀장은 “가족이나 이웃이 드러내는 각종 신호에 조금씩만 민감해지면 누구나 생명사랑지킴이가 될 수 있다”며 “자살 위기에 처한 시민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자살예방센터와 경찰과 함께 튼실한 안전망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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