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중국 양회서도 화두 ''...마화텅 "기술 OK, ICO?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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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3-0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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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붐에 부각된 '블록체인', 중국 양회서도 '화두'

  • BAT, 넷이즈 등 다수 IT 기업인 "블록체인 전망 밝다, 기술은 굿"

  • 마화텅, 리옌훙 "기술 가치 매우 커, 아직 발전 초기 단계"

비트코인 기념주화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인기로 급부상한 '블록체인'이 화두로 떠올랐다.

봉황망과기(鳳凰網科技) 등 중국 언론은 5일 이번 양회에 정협 위원 혹은 전인대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중국 기업인 등의 '블록체인' 관련 발언을 종합해 정리했다. 대부분의 기업인과 관계자가 기술 자체의 가치는 매우 크지만 투기 등은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3대 IT 공룡인 (왼쪽부터) 마윈 알리바바 회장, 마화텅 텐센트 회장, 리옌훙 바이두 회장. [사진=아주경제 DB]



중국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IT 공룡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의 수장들도 목소리를 냈다.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은 "블록체인 기술은 발전시켜야 하나 가상화폐공개(ICO)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마 회장은 "블록체인은 다양한 부분에서 활용될 수 있다"며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문서나 어음 등을 무단 복제하거나 고칠 수 없어 시대의 한 획을 긋는 기술"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 발전 초기단계로 모두가 가상화폐만 주시하는 상황"이라며 "텐센트는 우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블록체인의 지속적 발전을 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가상화폐에 대해 경계심을 보이며 "ICO는 여전히 많은 리스크가 있다"면서 "너도나도 블록체인을 이용해 가상화폐를 발행한다면 이를 통제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도 "블록체인 기술은 혁명적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리 회장은 정협 개막 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통적인 인터넷에서 가상의 대상은 추가 비용없이 '복사할 수 있었다'(make a copy)"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가상의 대상이 '유일함'을 얻을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한 인터넷 세계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를 것"으로 내다봤다.  

양회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IT 공룡 알리바바를 이끄는 알리바바의 수장인 마윈 회장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마 회장은 "사실 비트코인 자체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매우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에 막대한 가능성이 있음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블록체인 기술 발전은 이들 BAT가 이끌고 있다. 알리바바의 경우 지난 2015년 관계사이자 금융사업을 전담하는 마이진푸(螞蟻金服, 앤트파이낸셜)를 통해 금융 관련 블록체인 전략 추진에 시동을 걸었다. 최근에는 앤트파이낸셜과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아리윈이 함께 블록체인 기술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산하 온라인쇼핑몰 티몰과 물류업체 차이냐오(菜鳥) 등의 위조상품 추적 등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AI재경사(財經社)에 따르면 텐센트 역시 금융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6년 연구팀을 조성했고 이미 블록체인 기술 관련 20여개의 특허도 확보했다. 바이두 역시 산하 '바이두금융' 아래 블록체인 연구팀을 두고 기술개발 등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텐센트와 바이두 모두 자체 블록체인 오픈 플랫폼인 Baas(Blockchain as a Service)을 선보였고 바이두금융은 지난 2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반려동물 양육 애플리케이션'인 '라이츠거우(萊茨狗)'를 출시하기도 했다.
 

딩레이 넷이즈 회장. [사진=바이두]



중국 검색포털업계의 '큰형님'에서 최근 모바일 게임으로 재부상하고 있는 넷이즈의 딩레이(丁磊) 회장은 "기술이라는 이름과 속임수로 투기를 조장해서는 안된다"며 최근 가상화폐 인기에 일침했다. 딩 회장 역시 "블록체인은 하나의 기술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광범위한 활용이 가능하다"고 인정하고 "기술은 문제가 없지만 이를 이용한 사기나 투기 행위는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온라인 생활정보업체 58퉁청(同城)의 야오징보(姚勁波) 회장도 "블록체인의 장기 전망은 밝지만 최근 해당 기술이 가상화폐 발행에만 활용되고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금융 관계자들도 블록체인 기술의 가치는 인정했다. 정협위원으로 양회에 참석한 저우옌리(周延藝) 보험감독괸리위원회(보감회) 부주석은 "블록체인 기술로 보험 서비스 효율과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장예(張野)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정보센터 주임은 "블록체인은 마냥 쫓을 수도 없고 또 아무 장점이 없다고 할 수도 없다. 과학 발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면 된다"며 "증감회는 앞으로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컴퓨팅·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을 동원해 관리·감독 역량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앞서 열린 중국 전역의 지방 양회에서도 '블록체인'을 비중있게 다뤘다. 저장성 항저우(杭州)시는 양회를 통해 올해 △공급 측 개혁 △ 성장동력 전환 및 구조조정 심화 △AI·가상현실(VR)·블록체인·양자기술·우주항공 등 미래산업의 적극적 육성 등을 주요 사업으로 제시했다. 중국 도시 중 최초로 블록체인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중국 중서부 개발의 중심지인 쓰촨성 청두(成都)시는 블록체인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중대 기술로 보고 중국블록체인기술센터 조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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