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인터넷]
미투(#MeToo, 나도당했다)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중인 가운데 언급됐던 인물들이 총망라된 리스트가 인터넷에 돌고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 이미 당사자가 부정하고 있거나 사실 무근으로 알려진 인물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7일 인터넷게시판을 살펴보면 지난 5일자가 기준인 ‘성범죄 가해 지목된 인물 리스트업’ 파일이 게시판을 비롯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모바일 메신저 등으로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한 장짜리 그림파일로 만들어진 리스트에는 정치계와 방송/영화계, 문단계, 연극/뮤지컬계, 교육계 등 14개 직종 100여명의 이름이 실명으로 등록돼 있다.
정치계에서는 최근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이름을 올렸으며 문단계에는 고은 시인, 법조계에는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등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연예인으로는 배우 조민기씨와 조재현씨의 이름도 볼 수 있다. 이들은 직접 피해자가 성추행 및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공개해 이전 만행이 고스란히 드러난 상황이다.
문제는 리스트에 이름이 올려진 인물들 중 일부는 성추행 사실이 없거나 조사중이라는 점이다.
이름이 거론된 A씨는 성폭행 미수범으로 비난을 받았으나 법원으로부터 무혐의를 인정받아 오해를 벗었다. 하지만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까지 시도하는 등 후유증이 남아 있다.
B씨는 회사 전 직원인 C씨의 성추행 미투 글이 올라오자 회사 게시판을 통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현재 이 회사 감사실에서 B씨의 성추행 여부를 확인중에 있으며 B씨는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영화감독 이해영도 자신이 미투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중이다. 그는 최근 유포된 성추행 피해 고발글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상태다. 아웃팅(본인의 동의 없이 성 정체성이 밝혀지는 것)을 하게 된 것은 향후 활동에 제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해영 감독의 법정 대리인인 김문희 변호사는 “이해영 감독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아웃팅을 해야 했다”면서 “미투 운동의 부작용으로 기록될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서 미투 운동이 벌어진 미국에서도 팝 가수인 케샤가 자신을 발굴해 키워낸 미국의 음악 프로듀서와 갈등을 빚던 중 그를 성폭행으로 고소해 결국 무죄로 결론이 난 사건도 있다.
현재 미국남성들 뿐 아니라 우리나라 남성들도 구설수와 무고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여성과 단 둘이 있는 상황을 아예 만들지 않는 ‘펜스 룰’로 대응하고 있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믐 ‘미투운동’ 거짓신고자를 엄중 처벌해줄 것을 희망하는 청원이 올라와 있다.
청원에 동의한 한 누리꾼은 “진실 사이에 거짓이 끼어들면 진실조차 거짓이 된다”며 “진실을 더럽히는 거짓들을 모두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