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지닌 합의 지연, 처리속도 지연, 사용자 인증 등 3대 난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블록체인의 핵심은 다수가 참여해 위변조를 방지하는 데 있다. 참여자들이 늘어날수록 보안성이 높아지지만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퍼프(PUF)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인 퓨어체인(Pure Chain)은 3자 없이 거래가 가능하다. 오프라인에서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벤처기업 아이씨티케이(ICTK), 카이스트, 경희대, 에피토미 CL 연구팀은 8일 PUF 기반 블록체인 기술인 퓨어체인(PureChain)을 발표했다.
이정원 ICTK 부대표는 “블록체인은 이중지불을 막기 위해 다자 노드가 참여하는 방식을 채택했으나 실제 캐시가 오가지 않고 참여자가 많을 수록 무거워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3자 개입이 불가피하고 오프라인 거래가 불가능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거래자가 직접 소통하면서 간단하고 빠르게 거래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답은 하드웨어 기술인 퍼프에 있었다. 퍼프는 복제가 불가능한 물리적 특성을 이용한 보안 장치다. 생성된 고유 키 값이 외부로 유출될 수 없기 때문에 LG를 비롯해 중국의 많은 가전업체들이 제품 기기간 인증으로 활용하고 있다.
연구팀은 퍼프칩을 보안 영역(PUF SECURE AREA)과 사용자 영역(PUF USER APPLICATION AREA) 두 구간으로 구성했다. 보안영역은 이중지불을 막도록 복제 불가능한 키 값을 보관한다. 거래를 할 때 상대방의 키 값이 바뀐 것을 감지하면 거래를 중단한다.
유승삼 ICTK 대표는 “빌게이츠가 1995년 삐삐와 같은 지갑으로 서로 돈을 주고받는 것을 제시한 적이 있었다”며 “이것이 현실화된 게 퍼프 기반의 퓨어체인이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중앙은행이 발행하려는 디지털 화폐에 사용될 수 있는 최초의 기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연구팀을 이끌었던 한호현 교수는 “퍼프 기반 블록체인 기술은 기존에 나와 있는 블록체인의 합의 알고리즘이나 암호화폐에 사용할 수 있다면, 중앙은행이 발행하려는 디지털 화폐에 사용될 수 있는 최초의 기술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실생활 지급결제에 쓰기 위한 방안으로 하드웨어 월렛이 주목 받는데 이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며 “이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금융환경을 만들기 위해 금융기관, 핀테크 기업, IT 관련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꾸려 응용분야가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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