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9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홍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렀다. 홍 의원은 오전 9시26분 검찰청사에 도착했다. 홍 의원은 '경민학원을 통한 횡령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홍 의원은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기간 여당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친박계 핵심인사로 분류된 홍 의원은 2012년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 경민학원 돈 19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경민학원이 서화 구입비 명목으로 기부받은 19억원으로 홍 의원의 측근인 친박 연대 간부 출신 김모씨의 서화를 구입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서화 구입 대금으로 김씨에게 지급된 돈이 다시 홍 의원 측에 흘러들어가는 방식으로 돈세탁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김씨는 앞선 검찰 조사서 서화 대금으로 받은 돈의 대부분을 홍 의원에게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방선거 공천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자유한국당 이우현 의원 비리를 수사하던 중 홍 의원의 범죄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진다. 검찰은 지난 1월15일 경민학원 사무실과 김씨 자택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같은달 25일 홍 의원의 자택과 의정부 지역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특히 검찰은 경민학원에 서화 구입비 명목으로 들어온 기부금 중 10억여원이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지낸 장정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이사장에게서 나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됐다가 당선되지 못한 장 이사장은 지난 2015년 8월 비례대표직을 승계했다. 이 과정서 홍 의원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밖에 검찰은 홍 의원이 경민학원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학교법인 소유 부동산 거래에 관여하는 등 횡령·배임 등 의혹에 연루된 정황도 포착해 사학 운영 비리 전반을 수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홍 의원은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2012년 대선과 2014년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어떠한 불법 정치자금도 받은 적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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