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거래 트렌드가 디지털로 바뀌면서 은행들이 점포를 축소, 폐쇄하는 대신 온라인지점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지난 9일부터 소셜커머스 티몬에 1호 온라인지점을 개점하고 운영 중이다. 티몬지점에서 인터넷 쇼핑하듯 적금·카드·대출·외화환전 등 금융상품에 가입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업은행 고객은 아니지만 티몬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금리우대 등의 혜택을 부여해 잠재적인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 상품에 가입하는 채널을 확대하기 위해 온라인지점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티몬지점에서 상품에 가입을 해도 기업은행 본시스템으로 연결된다. 이 같은 몰인몰(mall-in-mall) 형태는 과거 KEB하나은행-인터파크, 우리은행-G마켓, 국민은행-티몬 등에서 활발하게 이뤄졌다.
기업은행은 오는 7월쯤 티몬지점 자체적으로 상품 가입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또 기업은행은 향후 온리인지점 전용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김우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오프라인채널에서 판매하던 금융상품을 디지털 상품으로 그대로 판매할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온라인채널에서는 오프라인보다 훨씬 단순한 형태의 버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은행거래 대부분이 비대면채널에서 이뤄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체 은행 거래 10건 중 1건만 은행 창구에서 이뤄졌다. 실제 은행 지점을 방문해 거래를 한 비중은 2012년 13.0%에서 2013년 12.2%, 2014년 11.6%, 2015년 11.4%, 2016년 10.9%, 2017년 10.0%까지 줄었다.
이에 반해 비대면채널 거래는 증가하고 있다. 현금 입출금기(ATM·CD), 텔레뱅킹,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 등 비대면 채널을 이용한 거래비중은 2012년 87.0%, 2013년 87.8%, 2014년 88.4%, 2015년 88.6%, 2016년 89.1%, 2017년 90.0%로 증가세다.
은행들이 특히 쇼핑 판매업체와의 협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온라인에서의 카드 사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용·체크카드는 일평균 이용 실적은 2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5.9% 증가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는 각각 4.9%, 10.0%씩 사용이 늘었다.
특히 개인 신용카드 사용 비중을 보면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 채널이 25.4%로 가장 많았다. 눈여겨 볼 점은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의 일평균 이용실적이 매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이용실적은 1770억원으로 2014년에 비해 75.9%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소비트렌드를 분석할 결과 온라인에서의 카드결제가 늘고 있다"며 "이를 은행 실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협업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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