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업계가 정부의 수입차 관세 인하를 적극적으로 반기고 있다. 수입차 관세 인하가 중국 내수 소비를 끌어올려 결과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전체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산(鐘山) 중국 상무부장은 지난 11일 제13회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차 회의 기자간담회에서 “개방 확대, 소비 촉진을 위해 중국 시장 진입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이라며 “자동차, 일부 일용소비품 등의 수입 관세를 인하해 국내 시장의 공급을 풍부하게 늘려 소비 원가를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입차 관세 이하 소식에 중국 수입자동차 업계가 크게 들썩였다.
수입차 업체들은 관세 인하가 수입차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데 효과적 일 것으로 보고 정부의 결정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고 13일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은 보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2월 중국 자동차 생산·판매량이 전월 대비 35% 이상 감소하고 스포트유틸리티차량(SUV), 신에너지자동차 분야에서만 눈에 띠는 성장세가 포착되는 등 불안한 미래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수입세 인하 소식이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자동차 생산량은 170만6000대로 전월 대비 36.6%가 줄었고, 판매량은 171만8000대로 38.9%가 감소했다.
그는 “수입차 관세 인하는 판매가 하락에 따른 소비 촉진뿐만 아니라 더 많은 개성화된 자총이 중국 시장에 진출할 것임을 암시하기도 한다”며 “이로 인해 중국 자동차 시장의 수준 또한 향상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국의 수입자동차 관세 인하 계획은 지난 5일 리커창 중국 총리의 정부업무보고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당시 리 총리는 수입 확대를 위해 ‘중국수입박람회’를 처음으로 개최하고, 자동차·일용소비품의 수입 관세를 인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는 류허(刘鹤) 중앙재경영도소조판공실 주임이 관세 인하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류 주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이미 178개 수입제품의 관세를 인하했고, 관세율은 17.3%에서 7.7%까지 낮아졌다.
중국은 1986년 관세와 수입조절세를 통합한 이후 총 9차례 자동차 수입관세를 조정했다. 중국 자동차 수입관세는 1986년 220%에서 현재 25%까지 낮아졌다.
중국경제망은 “지속적인 관세 인하로 중국 수입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했다. 2001년 7만2000대였던 자동차 수입량은 지난해 121만6000대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수입 관세 인하는 병행 수입 시장의 고속 성장을 자극하기 때문에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추이둥수(崔東樹) 중국 전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의(승연회·乘聯會) 비서장은 “관세 인하로 가격 경쟁력이 생긴 병행 수입차의 다량 유입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내수 시장의 프리미엄(고급) 수요에 부합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행 수입차의 인기 상승이 중국 자국 브랜드의 매출에 압박을 가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중국 자동차 시장의 수준이 올라가고, 시장 전체 규모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6.8% 증가한 121만6000대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병행 수입차 수는 17만2000대로 29.8%가 늘었다.
추이 비서장은 “수입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가속화될수록 병행 수입 분야도 빠르게 발전하고 중국 자동차 시장의 영향력도 커지게 된다”며 “일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가 중국에서 신차 발표회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상당히 긍정적인 미래를 점쳤다.
다만 일각에선 관세 인하로 인한 가격 혜택이 소비자에게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왕춘(王存) 궈지(國機)자동차 투자시장부 부부장은 “관세가 낮아져도 소비자에게 얼마의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지 확실치 않다”며 “수입차 관세 인하에 대한 효과를 지나치게 낙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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