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총상금 797만2535달러) 8강에서 로저 페더러(1위·스위스)에 0-2(5-7 1-6)로 졌다.
페더러와의 두 번째 맞대결에서 또 한 번 패했지만, 정현은 페더러의 게임을 한 차례 브레이크하며 1세트를 대등하게 치렀다. 지난 1월26일 열린 페더러와의 호주오픈 4강전에서 발바닥 부상 탓에 2세트 도중 기권했던 정현은 49일 만에 성사된 두 번째 맞대결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
이번 대회 8강 진출로 정현은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높은 세계랭킹을 기록했다. 정현은 8강 진출로 상금 16만7195달러(약 1억8000만원)를 확보했고, 랭킹 포인트 180점을 획득하며 다음 주에 발표될 세계랭킹에서 23위까지 오를 전망이다.
아시아 정상에 섰지만 정현은 겸손했다. 정현은 페더러와 경기가 끝난 후 "아시아 톱 랭커가 돼 정말 영광이다“며 ”니시코리의 기량은 정말 뛰어나고, 세계적인 훌륭한 선수다. 어서 그가 무사히 부상에서 복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현은 2015년 세계 4위까지 올랐고 통산 11번의 투어 우승을 기록 중인 니시코리와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정현은 지난 1월 열린 호주오픈 4강에 진출했을 때도 경기력뿐만 아니라 인터뷰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 16강전에서 승리한 후 “조코비치는 나의 우상이다. 그와 좋은 경기를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감격해했다. 경기장에서 이를 지켜본 관중들은 솔직한 정현의 인터뷰에 미소 지으며 큰 박수를 보냈다. 정현의 진심은 또 한 번 감동을 전달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