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북미 회담 목전…바빠진 주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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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숙 기자
입력 2018-03-1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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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대화에 전향적 태도로 나서자 주변국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북한은 15∼17일(이하 현지시간) 스웨덴에 리용호 외무상을 보내 마르고트 발스트룀 외교장관과 회담했고, 20∼21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1.5트랙(반관반민) 대화에는 최강일 외무성 부국장을 파견한 상태다.

스웨덴, 핀란드에서의 회동에 미국 정부 당국자는 참석하지 않지만,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북한의 대미외교를 담당하는 핵심 인물들이 참석한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 [사진=연합뉴스]

정부 관계자는 19일 핀란드에서의 1.5트랙 회의에 대해 "북미정상회담과 무관하게 열리는 학술회의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 당국은 이 같은 유럽에서의 대북 대화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정상회담을 위한 미북 당국간 접촉"이라며 "그 외에 다른 회의장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정상회담 사전 탐색의 기회로 의미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북한-스웨덴 외교장관회담에서 미국인 억류자 문제를 둘러싼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핀란드에서의 1.5트랙 회동은 주한미국대사를 지낸 캐슬린 스티븐스와 토머스 허버드, 미국 내 대표적 북한 전문가인 밥 칼린 등이 참석하는 만큼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의중을 듣고 북한은 미국 조야의 대북 기류를 청취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미국과의 '본 판'을 앞둔 북한의 '주변부 공략'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국내 한 언론을 통해 "스웨덴, 핀란드에서의 회동이 북한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북한이 우리 특사에게 전달한 비핵화 의사를 뉴욕채널 등을 통해 미국에 전달해야 하는데, 스웨덴, 핀란드 등 주변부를 때리는 양상은 우려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본격적 접촉이 가시화되면서 일본과 중국도 적극적으로 대북접촉에 나서는 모양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해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거론할 것을 요청하는 한편 북일 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언급했다.

같은날 미국을 방문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역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에 북미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다뤄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17~18일에는 미국에서 한미일 안보수장 간 긴급 회동이 열리는 등 북한과 관련해 한미일 공조가 강화되고 있는 셈이다.

일본은 이미 연쇄 정상회담 개최 당국인인 우리 정부나 미국 정부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피력하며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역시 현재 진행중인 양회 일정이 마무리되는 즉시 대북접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중국 간 정상회담은 한번도 열리지 않았으나, 북중 간 유대 채널은 유지되고 있다. 최근에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국가주석으로 재선출된 시진핑 주석에게 축전을 보냈다.

다만 과거 6자회담 의장국 역할을 했던 만큼의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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