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베트남은 지난 1992년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26년간 다양한 경제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상호 교역 규모가 128배로 급성장했다. 베트남에 대한 투자가 늘고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양국에 체류하고 있는 교민 수도 각각 15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외교부가 최근 공개한 '베트남 개황'에 따르면 2017년 현재 베트남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 교민은 약 15만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베트남 수도이자 북부 지역의 대표 도시인 하노이에는 약 6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베트남 제2 도시이자 '경제도시'로 꼽히는 호찌민에는 전체 교민 중 3분의2인 약 9만명이 체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민들은 하노이와 호찌민에서 각각 1993년과 1997년 한인회를 조직해 공동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대부분 투자·비즈니스 업계에 종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1993년 설립된 하노이의 베트남 한인상공인연합회(KORCHAM)는 현재 540여개 업체가 가입돼 있고, 호찌민 한인상공인연합회의 회원사는 800여개에 이른다.
한국에 체류하는 베트남인 수도 점차 늘고 있다. 주한 베트남대사관은 현재 한국에 머무는 베트남인들은 약 15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결혼 등의 이유로 체류하고 있는 이주여성이 약 6만명으로 가장 많고, 근로자는 5만~6만명에 이른다. 단기 어학연수를 포함한 유학생들도 점차 늘고 있다.
주한 베트남대사관 무역대표부의 팜칵뚜엔 상무관은 "현재 베트남의 지도자들은 30~40년 전 학창시절 러시아와 서구 국가 쪽에서 많이 유학을 했지만, 최근에는 미국과 호주·유럽·한국·일본 등 유학을 목적으로 선호하는 국가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다년간 유학생활을 했던 응우옌민탄 씨는 "최근 한국에서 생활하는 유학생과 노동자들은 페이스북과 카카오, 베트남 메신저 잘로(Zalo) 등 SNS를 통해 여행 경험, 비자 연장, 취직 경험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출입국관리소 기준으로 볼 때, 한국에 체류하는 베트남인은 약 17만명으로 추산되지만 실제 거주하는 베트남인들은 더 많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 측은 "(주한 베트남대사관의 잠정 집계는) 결혼 목적으로 이주한 여성들이 귀화한 경우 등을 제외한 규모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에서는 지난해 12월 말 현재 한국에 체류 중인 베트남인 수를 16만9738명(불법체류 18.7% 포함)으로 집계하고 있다.
한편 거주 목적이 아닌 여행과 출장 등의 양국 단기 방문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로 알려졌다. 지난해 베트남을 방문한 한국인은 240만명으로 1년 사이에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을 방문한 베트남인도 같은 기간 20만명에 달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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