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6·13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심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경선 규칙을 두고 치열한 공방전이 오가고 있다. 특히 쟁쟁한 후보들이 몰린 서울시장 경선에서는 결선투표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항마인 박영선·우상호 의원은 '결선투표제'로 공동전선을 형성했다. 결선투표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득표수 순으로 상위 2명의 후보자끼리 2차 투표를 하는 방식이다. 1차 투표에서 1위를 해도 나머지 후보가 단일화한다면 2차 투표에서 순위를 뒤집을 수 있다. 현 판세대로라면 박원순 서울시장이 경선을 무난하게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두 의원은 결선투표라는 승부수를 던져 판세를 뒤집어 보고자 단일대오를 형성한 셈이다.
박 의원과 우 의원은 지난 20일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결선투표를 비롯해 경선 흥행을 위한 조치를 마련해달라는 의견서를 낸 데 이어 21일에도 흥행을 위해서는 결선투표가 필요하다며 공론화를 시도했다. 두 의원은 현역 의원 10% 감산 규정이 오히려 박 시장에게 프리미엄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해 결선투표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당에 요구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정성호 공관위원장실에 입장문을 비공개로 전달했다"면서 "정 위원장한테 보고가 됐고, 오늘 공관위 회의에서 공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우 의원 측도 "어제 공식적으로 당에 입장을 전달했다"며 "당에서는 아직 고민 중인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박 시장 측은 전체 광역단체장 선거 후보경선에서 결선투표를 도입할 경우에만 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사실상 반대했다. 박 시장 측은 "후보가 3명인데도 결선투표를 하자고 하는 것은 특정인을 배제하려는 의도로 곡해될 수 있다"면서 "변형되거나 제한된 형태의 결선투표를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한편, 경선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당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초 경선 과열로 인한 선거 잡음을 줄이기 위해 결선투표 도입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했지만, 후보자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박 의원과 우 의원은 결선투표제 요구가 공관위에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최고위원회의에 '경선후보자가 3명 이상일 경우 최고위 의결로 결선투표를 할 수 있다'는 당헌·당규를 제시하며 압박할 예정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도 전날 박 의원과 우 의원이 의견을 제시한 만큼 결선투표제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정성호 공관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결선투표제 도입과 관련해 "의견을 내면 당에 공식적으로 접수된다. 경선절차, 경선방법 관련된 것에 대해서만 위원장이 판단해서 참고하기로 했다"며 숙려기간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과열 분위기를 우려하며 "그렇지 않은 특정인 비방, 네거티브에 대해선 수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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