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며 창업 신화로 여겨졌던 러스왕이 화려했던 시절을 완전히 뒤로 하고 증권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빚더미에 앉은 러에코의 백기사를 자청했다가 결국 두 손을 든 쑨훙빈(孫宏斌) 룽촹중국(수낙차이나) 회장이 전날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와의 인터뷰에서 "러스왕은 이미 요괴주(妖股·야오구)로 곧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러스왕은 러에코의 모체이자 동영상 사업을 전담하는 핵심 자회사이자 선전증권거래소 창업판 상장사다. 요괴주는 특별한 이유없이 주가가 급변하는 종목을 말한다.
이에 쑨 회장은 "상장폐지 여부는 창업판 규정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러스왕의 순자산이 곧 마이너스 전환이 예상돼 상장폐지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또 "러스왕은 자금이 부족해 부채상환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나의 피같은 투자금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투자자에게 원망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쑨 회장은 "만약 돈을 벌었다면 축하한다. 하지만 빚더미에 앉은 러스왕에 투자해 돈을 잃었다면 이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욕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쑨 회장의 비관은 러스왕에 한정된 것으로 러스픽처스, 러스즈자(樂視之家, 스마트TV 및 콘텐츠) 등의 미래는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구조조정을 이유로 거래를 멈췄다 1월 말 거래를 재개한 러스왕은 울렁거릴 정도의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여왔다. 연일 하한가를 치며 급락한 후 투기세력 진입과 함께 주가가 급등하는 등 예측할 수 없는 흐름을 지속한 것.
지난 13일에도 상한가를 치더니 14일 쑨 회장이 떠난다는 소식이 나오자 16일과 19일 연달아 하한가를 기록하며 곤두박칠쳤다. 그리고 20일에는 특별한 이유없이 10% 가량 급등해 다시 상한가를 쳤다.
러스왕의 주식거래는 26일부터 다시 중단됐다. 쑨 회장의 인터뷰에 따른 영향으로 주가 요동폭이 더 커지는 것을 차단하는 조치다. 선전증권거래소는 이날 공시를 통해 러스왕이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이 자사 주식 가격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거래중단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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