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 도로공사 사장 "통행료 면제 늘면 요금인상 불가피… 총량제·일몰제 적용해야"

"통행료 면제 확대로 공사 부담 늘면 요금 인상 말 나울 수밖에 없어"

"고속도로 휴게소 서비스 질 개선… 2000원대 커피 내놓는다"

"통일시대 대비해 준비… 비정규직 전환 문제 연내 가닥"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사진=연합뉴스 제공]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29일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정책에 총량제와 일몰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날 세종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 정책을 따라야 하지만 통행료 감면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방안에 대해서는 서로 합의가 필요하다"며 "감면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면 평가해 재정 범위에서 정부가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토부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공사의) 부담이 커지면 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부담이 돌아가기 때문에 합리적인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속도로 통행료 수입이 4조원대에서 정체돼 있고 올해 4조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낙관할 수 없다"면서 "아직 버틸 수 있지만 매년 감면액이 늘어나면 통행료 수입이 정체됐기 때문에 부담이 커질 것이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통행료 면제하는 데 있어 상한선을 두는 총량제와 면제 조치를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없애는 일몰제를 시행해야 한다"면서 "현재 국토부와 협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고속도로 휴게소의 서비스 질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그는 "휴게소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서비스와 맛에서도 차이가 커 이용자들의 불만이 크다"면서 "우선 193개 휴게소가 어디서나 똑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우동, 라면, 호두과자, 돈가스 등 대표적인 품목 10개를 설정해 모든 휴게소의 품질을 통일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체적으로 커피를 개발해 2000원대 내놓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 사장은 또 "휴게소 매장 재임대는 임대료와 수수료를 모두 내야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커 비정규직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현재 운영업체의 직영매장이 45%, 임대매장이 55%인데 이를 점차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휴게소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을 단축시켜 현재 12시간 2교대 근무를 3교대로 전환할 것이다"면서 "아울러 화물차 사고를 줄이기 위해 운전자가 야간에도 휴게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수면, 샤워, 세탁, 주차장 시설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는 "과거 외주업체에 맡겼던 안전요원, 영업소 직원들과 임금차액 소송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해야 고용 문제를 풀 수 있다"면서 "우선 이 문제에 집중해 연내 가닥을 잡고, 정부 정책에 맞춰 가겠다"고 강조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통일시대 준비와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준비할 것이고 정부 정책에 따라 가겠다"며 "정부 정책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주어지면 대비할 수 있도록 만발의 준비를 하겠다"고 전했다.

연말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예고했다. 그는 "건설 경기가 한창일 때 사업단 숫자가 늘어나면서 인력 적체가 심하다"면서 "앞으로 건설보다는 유지·관리 중심으로 가는데 이에 맞춰 조직을 재편하고 적체가 심한 직급은 적절하게 인력을 분배해서 현실에 맞도록 개편할 것이다"고 말했다.